양심불량에 수난 당하는 영일대장미원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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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5 07:25  |  수정 2017-05-25 09:04  |  발행일 2017-05-25 제9면
꽃 꺾거나 아예 뿌리째 뽑아가
개장한지 일주일도 안돼 몸살
“성숙한 시민의식 보여주기를”

[포항] 지난 22일 포항 영일대장미원을 관리하는 직원은 몹시 놀랐다. 장미원 내에서 뿌리째 뽑힌 장미 2그루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뽑은 뒤 그대로 방치했던 것. 장미 2그루는 그대로 고사했다. 이곳을 관리하는 포항시 관계자는 “장미를 꺾어 가는 시민은 양반에 속한다. 아예 뿌리째 뽑아가는 사람도 있어 장미원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포항 영일대장미원이 개장 일주일도 안돼 꽃을 꺾거나 뽑는 일부 시민의 몰상식한 행위로 수난을 겪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최근까지 영일대장미원에 새로 식재한 장미는 총 15그루다. 관리 소홀로 장미꽃이 고사한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뽑혀 나간 곳에 새로 심은 수다. 여기다 장미꽃을 꺾어간 숫자는 파악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실제로 이날 영일대장미원의 일부 꽃밭에는 장미꽃이 듬성듬성 피어 있었다. 기온 차이로 한꺼번에 개화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누군가가 장미를 꺾어가면서 생긴 일이다.

문제는 영일대장미원뿐만 아니라 형산강 도로변에 설치된 장미꽃밭도 사정이 비슷해 향후 ‘천만송이 장미도시’ 건설을 위해 시내 곳곳에 심어질 장미꽃밭도 수난 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시는 경찰에 신고도 못하고 있다. 적은 수량에 금액도 송이당 1천원 이하로 저렴해 꽃을 가져갔다고 주민을 처벌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가 심은 꽃을 가져가는 것은 엄연히 절도죄에 해당하는 만큼 시민들은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시가 식재한 꽃은 공공의 물건이다. 장미의 매력에 취해 꽃을 꺾거나 뽑는 행위는 엄연히 절도죄에 해당된다”면서 “장미의 아름다운 매력을 시민 모두가 느낄 수 있도록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7일 개장식을 가진 영일대장미원은 포항시 북구 두호동 영일대누각 앞 4천200㎡ 부지에 조성됐으며, 루지메이양 등 39종의 장미 5천400그루가 심겨 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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