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리포트] 세상에 공짜는 없다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05-26 07:27  |  수정 2017-05-26 11:05  |  발행일 2017-05-26 제8면
20170526

‘금싸라기 땅이 있으니 투자하라’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상품이니 투자하고 하부조직을 만들어 보라’는 식의 투자사기는 조희팔 사건 이후 시들해졌다. 땅이나 물건의 판로는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됐고, 투자자들도 그만큼 신중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범죄도 진화한다. 투자할 물건이 확실한지 확인할 수 없는 해외투자 건에 사람을 끌어들이는 사기꾼이 생겼고, 실제로 다수의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

한 예로 A씨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의 농장에 투자하면 매년 400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투자 설명회를 열었다. 그는 설명회에서 코트디부아르의 전 대통령 로랑 그바그보로부터 고문으로 임명됐던 사실과 사진 등을 제시하며 투자를 부추겼다. 또 엄청난 규모의 농장에서 매년 4차례 고추 수확으로 수익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투자설명회 참가자 상당수는 출자금 10만원, 연회비 3만원을 내고 400만원 상당의 산양삼을 구입했다. A씨는 정조합원 2~3명을 가입시킬 때마다 고추 농장 계좌 1개를 추가 지급하고, 1년간 매월 120만원의 급여도 주겠다고 속여 피해는 일파만파 커졌다.

약속한 날짜에 급여와 수익금이 꼬박꼬박 입금됐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계좌를 하나라도 더 늘리기 위해 사채까지 써가며 투자액을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모든 투자금을 갖고 도주했다. 회사도 유령처럼 사라졌다.

서울영등포경찰서에 A씨를 고소한 피해자는 1천400여명. 대부분 노인이었다. 수사 결과 A씨가 주장한 아프리카 고추 농장은 처음부터 거짓말이었다. 산양삼도 가짜였다. 후발 가입자의 돈으로 먼저 가입한 사람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돌려막기식 사기였던 것이다.

A씨 행위는 사기죄,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죄 등에 해당한다.

이런 지능적 사기범에게 속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투자설명회에 가지 말아야 한다. 눈먼 돈을 찾아 갔다가 퇴직금과 종잣돈을 날리기 십상이다.

투자를 결심했다면 투자의 기초가 되는 사실 확인은 물론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구청 등의 인허가와 등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욕심도 부리지 말아야 한다. 계좌에 수익금이 제대로 들어오고 있다고 흥분해 추가로 여러 계좌의 이익금을 노리는 ‘한방’을 염려해야 한다. 더 크게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천주현 형사전문 변호사(법학박사) www.brotherlaw.co.kr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