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게 “일상이 행복”

  • 김수영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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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6   |  발행일 2017-05-26 제33면   |  수정 2017-05-26
(Hygge: 편안·따뜻·아늑함을 뜻하는 덴마크어)
■ 방송인 최현태씨의 휘게 라이프
20170526
20년 가까이 아파트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초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아담한 주택을 지어 살고 있는 최현태씨. 그는 정원을 둘러싸고 있는 툇마루에 앉아 차를 마시고 책을 읽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최현태씨(여·전 울산MBC 아나운서)의 당호는 기오헌(寄傲軒)이다. 이 당호는 창덕궁에 있는 기오헌에서 따왔다. 세자의 학문 연마를 위한 독서공간으로 건립된 기오헌은 순조의 맏아들인 효명세자가 독서를 했던 곳으로 전해진다.

“20년도 넘었지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창덕궁을 몇번 찾았습니다. 여러 궁을 가봤지만 저는 창덕궁이 제일 좋았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도시락을 싸가서 아이들과 산책하고 놀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창덕궁에서 특히 좋았던 곳이 바로 기오헌입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사는 주택을 지으면서 차용했지요.”

 울산에서 살다가 1998년 대구로 이사를 온 뒤 줄곧 아파트 생활을 하던 최씨는 아이들을 다 키우고 지난해 수성구 범어동 주택가로 이사를 왔다. 오래된 집이라 허물고 자신이 원하는 집을 지었다. 울산에 있을 때 주택에서 살았는데, 어린 아이들이 마당에서 뛰어노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최씨도 아이들과 마당에서 노는 시간이 무척 즐거웠고 그래서 정원을 정성스럽게 가꿨다. 그 추억으로 인해 대구에서 다시 주택살이를 하게 된 것이다.

 주택에서 산 지 1년여가 흘렀다. 그러면서 그의 생활은 많이 바뀌었다. 늘 바쁘고 쫓기던 삶에 여유가 찾아왔다. 마당에 정원을 가꾸고 옥상에 텃밭을 일구었다. 최씨의 집은 ㅁ자형으로 지어졌는데 중정(中庭)이 있다. 작은 정원을 집 중앙에 두어 집 안 어디에서라도 정원이 바라보이게끔 되어있다.
 그는 “음악을 틀어놓고 정원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고 책을 읽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정원과 텃밭을 손질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했다.

 ‘휘게(Hygge) 라이프’는 이런 소소한 일상 속 행복을 즐기는 삶을 가리킨다. 휘게라이프는 웰빙, 로하스, 힐링이란 트렌드에 뒤이어 한국인이 주목하고 있는 삶의 양식이기도 하다. 덴마크어와 노르웨이어로 후거, 후가, 후게 등으로도 읽히는 ‘휘게’는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 안락함을 뜻하는 단어이다. 가족, 친구는 물론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의미하며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작지만 의미있는 즐거움, 안락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오는 행복을 가리키기도 한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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