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아동실종의 날

  •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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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7   |  발행일 2017-05-27 제23면   |  수정 2017-05-30

1991년 3월26일 대구 성서초등 다섯 어린이가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섰다가 실종 11년6개월 만인 2002년 9월26일 인근 산 중턱에서 유골로 발견된 사건이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이다.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갔으나 개구리를 잡으러 간 것으로 왜곡되면서 개구리 소년으로 불리게 됐다. 대대적인 수사팀이 꾸려지고 전국적인 찾기 운동이 벌어졌지만 결국 유골만 찾고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전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만든 일이었다.

지난해 국내 실종아동은 1만9천870명으로 대부분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182명은 아직 실종상태다. 실종아동상담센터 전화도 182번인 것이 공교롭다. 실종아동 수가 생각보다 많은 것은 18세 미만 고교생도 포함됐기 때문으로 가출 고교생도 일단 실종아동 숫자에 포함되고 있다. 2012년 실종 아동법 개정 시행으로 지문 등 사전등록제와 위치추적제가 도입됐고 유전자 감식 등 수사기법의 발전으로 실종아동 찾기가 쉬워졌지만 여전히 많은 아동이 어디에 있는지 살아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에 놓여 있다.

아동들의 실종을 막기 위해 도입된 사전지문등록제는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정작 부모들의 관심은 적다. 지난달 기준 18세 미만 아동 등록대상자의 34.8%만 등록을 했다. 이 추세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 제도는 아동뿐 아니라 지적·자폐·정신장애인, 치매 환자 등도 대상이다. 치매 환자가 집을 나서면 길을 잃기 십상이고 온 가족이 나서고 경찰의 도움도 받지만 끝내 못찾는 경우가 있다. 아동이나 치매환자를 둔 가족이면 지문이나 사진을 사전등록하는 제도를 꼭 활용해야 한다.

5월25일은 세계 실종아동의 날이다. 1979년 5월25일 미국 뉴욕의 여섯살 어린이가 등교 중 유괴·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선포됐다.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도입했다. 애끓는 마음으로 실종 가족을 찾는 사람들은 모든 국민이 경찰관의 눈으로 항상 실종아동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아무리 좋은 제도와 과학적 기법이라는 토대가 있어도 우리의 관심이 있어야 실종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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