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다품종 백신개발…글로벌산업화”

  • 이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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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9 07:29  |  수정 2017-05-29 07:29  |  발행일 2017-05-29 제12면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조성
국내 백신기업 진입장벽 완화
産團에 SK케미칼 공장 유치
독감백신 등 다품종생산 주력
안동시 “다품종 백신개발…글로벌산업화”
연간 1억4천만 도즈의 백신을 생산하고 있는 SK케미칼 안동 백신공장 전경. <안동시 제공>

2015년 대한민국은 마치 중세 유럽의 흑사병처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에 떨었다. 2개월여 동안 38명이 숨지고, 186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으며, 1만6천693명이 격리수용되는 등 10조원에 이르는 국내총생산 손실액이 발생하는 대형 참사를 맞았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원인균을 발견하고도 확산을 막지 못한 것은 메르스 백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신 개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성공률 또한 10% 미만으로 낮기 때문이다. 화이자·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세계 굴지의 제약사도 새로운 백신 개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SK케미칼·녹십자·일양약품 등 소수 제약사만이 일부 분야에서 백신 개발을 위한 투자가 진행될 뿐이다. 이 때문에 다품종 백신 개발을 위해서는 국가의 지원과 역할이 절실하다.

안동시는 대기업조차도 쉽게 뛰어들기를 주저하는 백신 개발과 보급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하고 백신산업 활성화 정책을 오래전부터 기획했다. 2012년 국가백신산업지원센터 설립을 중앙정부에 제안(건의)했으며, 2015년 말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백신글로벌산업화 기반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안동에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1천2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는 부지 4만5천612㎡에 연면적 1만2천870㎡로 조성된다. 센터 내에 글로벌 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수준의 대규모 백신 공공 CMO(의약품 대행 생산) 시설이 들어서면 국내 백신 기업의 진입 장벽 완화와 백신 개발 기간 단축 효과가 기대된다.

안동시의 백신산업 활성화 정책은 국내 우수 백신 개발 기업 유치로도 이어지고 있다. 경북바이오일반산업단지에 국내 백신기업 선두주자인 SK케미칼<주> 백신공장을 유치했다. SK케미칼은 2012년 안동에 백신공장 ‘L HOUSE’를 준공하고 2015년부터 상업용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이 공장은 세포·세균 배양, 유전자 재조합 등 기반기술 및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독감백신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 또 연간 최대 생산량이 약 1억4천만 도즈(1도즈=1회 접종)에 달해 전염병 발생 시 전 국민에게 공급할 수 있다. 안동시는 SK케미칼 외 SK플라즈마·넨시스 등을 유치한 데 이어 현재 조성 중인 경북바이오2차일반산업단지에 백신·제약 관련 기업 유치로 백신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국내 백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9월 ‘대한민국 백신산업 글로벌화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2016경북글로벌백신산업포럼을 개최했다. 글로벌 백신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국내 백신산업의 경쟁력과 세계적 성장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이 포럼에서 안동시는 우리나라에 본부를 둔 최초의 국제기구인 IVI(국제백신연구소)의 분원 유치를 확정하고, 지난 연말 IVI 안동분원을 개원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우리나라 백신 자급률은 2014년 현재 32%다. 정부는 2020년까지 70%로 끌어올리는 ‘백신주권’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성장동력은 충분하므로 백신산업 육성의 호기를 맞아 공공 영역에서의 지원과 역할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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