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성못에 담긴 주민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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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9   |  발행일 2017-05-29 제29면   |  수정 2017-05-29
[기고] 수성못에 담긴 주민의 목소리
김태원 (대구 수성구의원)

작년, 낡고 오래된 지봉어린이공원 재조성을 앞두고 필자의 제안으로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그 결과 화장실을 없애고, 정자를 추가로 설치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운동기구를 더 늘리는 등 주민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이후 공원 등을 신설·재조성할 때마다 주민설명회는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가 됐다. 대구 수성구를 하나의 회사로 비유하면, CEO는 구청장, 의원, 공무원들이지만 고용주와 주인은 주민이다. 작은 단위사업에도 주민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한다.

수성구에 따르면 한 해 수성못 방문객 수가 800만명이나 된다. 그러나 이용 주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방문객을 유치하고 시민들의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개선해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수성못 관광자원화 활동을 널리 홍보해야 한다.

현재 수성유원지 내 글로벌 문화광장 및 야외공연장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그러나 어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는 주민이 많다. 공사할 때 영화 예고편처럼 컬러풀한 청사진으로 완공도를 볼 수 있다면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선행 홍보효과도 있을 것이다. 인근 가게를 찾는 관광객의 발걸음도 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둘째, 수성못 관광안내소를 개선해야 한다.

수성못은 평일 평균 1만명, 주말 및 공휴일에는 3만~4만명이 이용하는 장소다. 방문객 수가 늘어난 만큼 관광안내 시설도 확충해야 한다. 어린이를 동반한 이용객이 많아 미아발생 가능성이 높아 안내방송 시설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 물품보관함도 설치하면 좋겠다. 관광객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밖에 수유실 설치도 고려할 만하다. 요즘엔 공공시설물뿐 아니라 다중 이용시설이면 어디든 수유실이 있다. 수유실 설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셋째, 추억을 배달하는 느림보우체통도 활성화하자. 수성못 관광안내소 내에는 느림보우체통과 느림보 엽서가 비치돼 있다. 좋은 아이디어다. 내방객에게 수성못을 추억의 플랫폼으로 각인시키는 효과도 크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용객은 겨우 800명 정도다. 이에 느림보우체통을 수성구나 수성못을 연상케 하는 상징물로 만들면 좋겠다. 예컨대 여수 오동도와 거문도 등대 앞 느림보우체통은 달팽이 모습을 하고 있다. 설치 장소도 눈에 잘 띄고 많은 이용객이 활용할 수 있도록 못 동북편 포켓무대면 좋겠다. 느림보엽서가 활성화되면 재미있는 사연들을 골라 주제별 사연 모음집을 편집·발간하면 좋겠다.

넷째, 파라솔을 설치하자.

수성구는 올해 3월27일부터 4월30일까지 못 주변에 60여 개의 파라솔을 설치한 바 있다. 그러나 내방객의 호응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산문제로 철회됐다. 무더운 여름, 산책을 즐기기에 수성못 주변은 그늘이 부족하다. 8월까지 다시 파라솔을 설치해 주기를 원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다섯째, 수성못 전체에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하자.

작년 12월 주민의 여론을 수렴해 ‘수성못 공공 와이파이 설치’건을 의회에 제안한 바 있다. 이는 모든 공공시설에 공공 와이파이를 의무적으로 설치해 대한민국을 와이파이 메카로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도 일치한다.

여섯째, 못 주변 동식물 안내판도 개편하자.

수성못을 자주 다니는 주민들도 못 주위 동식물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정보가 부족할뿐더러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못 주변의 동식물을 알 수 있도록 안내판을 설치하자.

현대인 누구나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여유와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 수성못이 시민들에게 삶의 활력과 행복의 플랫폼이 되면 좋겠다. 이를 위해 CEO는 삼목나무처럼 딱딱하지 말고 갈대처럼 부드러워야 한다. 시대의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며 주민의 의견을 진심으로 귀담아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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