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 덕분에 성장” 희망인재의 감사편지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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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03 07:23  |  수정 2017-06-03 07:23  |  발행일 2017-06-03 제2면

영남일보는 ‘대구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각오로 2013년부터 지역 우수인재양성 프로그램인 ‘희망인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언론과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 인재를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은 영남일보와 대구사회복지관협회, 익명의 후원자그룹인 키다리아저씨, 희망멘토 등 다양한 그룹에서 참여하고 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장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익명으로 후원해준 키다리아저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내왔다. 키다리아저씨는 프로젝트 취지에 공감하는 희망자 누구나 동참할 수 있다. (053)756-9985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나도 누군가의 희망 되고파”

◆김내일(가명·부산대 전자공학과 1년)

저는 어렸을 때부터 제 스스로 공부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부모님이 시키니까, 선생님이 시키니까, 성적이 떨어지면 꾸중을 들으니까 마지못해 공부를 하곤 했습니다. 공부 말고는 다른 진로는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그 공부마저 억지로 했으니 당연히 장래희망이나 꿈도 없었습니다. 나는 대체 무엇을 하려고 사는지, 왜 우리 집은 다른 집만큼 풍요롭지 못해서 많은 걸 참고 살아야 하는지, 내 재능은 보잘것없는데 부모님의 기대는 또 왜 이리 큰지 등 회의적인 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물론 대학생이 된 지금도 이런 생각을 종종 하곤 합니다. 하지만 무기력하던 어렸을 때와는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저를 무조건적으로 믿어주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물질적·정신적으로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기에, 때론 경쟁하고 때론 협력하며 저와 비슷비슷한 고민을 하고 같은 길을 걸어 나가는 친구들이 있기에. 이렇게 저라는 인격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많은 사람들의 존재가 저에게 희망이 되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아직 너무나 작고 배운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를 응원하고 든든한 정신적 지원을 해주신 키다리아저씨의 길을 걷고 싶다는 것입니다. 저의 희망이 된 많은 사람들과 같이 누군가의 희망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 위치에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의 뿌리가 되어, 무조건적으로 지지해주는 것이 제 인생의 목표이자 낙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키다리아저씨 존재가 큰 힘”

◆이희망(가명·이화여대 1년)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안 계셔 어머니께서 혼자 저희 집 생계를 책임지셨습니다. 한창 어머니의 손길이 필요할 어린 나이에 일하러 나가신 어머니의 빈자리를 할머니께서 메워 주셨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 저 하나를 공부시키기 위해 고생하시는 두 분을 보며 정말 최선을 다해 공부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희망인재’로 선발된 것은 제가 받은 가장 큰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장학생으로서 제가 받은 것은 단지 물질적인 장학금만이 아니었습니다. 대학생 멘토 언니·오빠들과 복지사님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서는 제가 힘들 때마다 버틸 수 있게 지지해 주셨습니다. 그분들이 계신다는 사실만으로도 저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혼자였다면 힘들어 몇 번이고 포기하며 좌절했을 지도 모를 길을 이 악물고 버텨낼 수 있게 해 준 것은 꿈을 향한 저의 집념과 함께하는 분들의 지지였습니다.

저를 이끌어주신 많은 분들을 본받아 이제는 제가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사회에 환원하며 살고자 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려움은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이 제일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회의 어려운 분들께 그분들의 시선에서 다가가고 누구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여 경제적 이유로 꿈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없도록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희망인재프로젝트가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에게 존재 자체만으로도 의지가 되고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꿈을 향해 달려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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