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 밖 불빛 형상화 한 막대는 도심속 풍경과 일상의 기록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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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06   |  발행일 2017-06-06 제20면   |  수정 2017-06-06
우후아 갤러리 개관 기념
정인희 초대전 11일까지
차창 밖 불빛 형상화 한 막대는 도심속 풍경과 일상의 기록
정인희 작

대구 남구 고미술거리에 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이영희씨와 이혜영씨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우후아(雨後雅) 갤러리이다. 우후아는 ‘비 온 뒤의 맑음’이라는 뜻이다. 이영희씨는 한때 미술담당 기자생활을 했고, 이혜영씨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두명 모두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이영희씨는 “예술에 관한 것을 재미있게 풀어보고 싶어서 갤러리를 차렸다”며 “젊은 작가들의 전시뿐 아니라 디자인을 통해 창의적인 제품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우후아 갤러리는 당분간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방침이다. 이영희씨는 “기자생활 당시 역량은 있는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작가를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우후아 갤러리는 개관 기념으로 정인희 작가(31)를 초대했다. 계명대 미술대 동양화과와 동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막대 형상으로 추상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4번째 개인전이다. 전시 제목은 ‘Flat days’. ‘납작한 일상’으로 해석된다.

작가는 함석판에 아크릴로 막대 형상과 텍스트를 그려넣었다. 작가는 “작품 속 막대 형상은 차창 밖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불빛, 마구잡이식 건축과 같은 도시 속의 풍경이다. 현대의 새로운 것들이 어딘지 모르게 납작한 인상을 풍긴다”고 했다. 텍스트는 작가의 일상이다. 작가는 “책의 일부를 발췌한 것도 있고, 평소 즐겨듣는 음악을 써놓기도 했다”고 밝혔다.

막대 형상으로 표현한 색면 추상에 대해 작가는 “스스로 내용의 깊이를 강요하기 때문에 어렵게 인식되는데, 내용보다 조형적인 부분을 우선시하며 다양한 구성을 실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3년 대구도시철도 공공예술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작가는 “당시 막대 모양의 스티커와 붉은 조명을 설치했는데, 지하철 승객들로부터 ‘정신 사납다’는 민원을 받았다”고 웃었다.

작가는 막대 형상 작업을 계속할 생각이다. 6월 중순 포스코갤러리 그룹전에도 초대를 받았다. 11일까지. 010-9978-1015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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