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화의 패션스토리] ‘서머 아우터’의 세계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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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09   |  발행일 2017-06-09 제40면   |  수정 2017-06-09
더 맵시있게, 더 쾌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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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 부이의 서머 아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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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미우의 서머 아우터.

한낮에는 30℃까지 치솟는 기온과 따스하다 못해 뜨거운 태양.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다는 신호다. 강렬한 햇볕을 막아줄 푸르른 나무 아래의 그늘과 해가 지려할 때 즈음 살며시 불어오는 바람은 낮동안 더웠던 순간을 말끔히 잊게 한다. 한낮의 뜨거운 더위 후에 찾아오는 약간의 서늘한 바람과 함께, 초저녁 시간에 산책을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바라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착용했을 때 살갗에 닿는 서늘함, 부드럽게 바스락거리던 ‘바람막이’의 촉감이다. 여름에만 입을 수 있는 시원한 느낌의 ‘서머 패브릭’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이번 시즌 또한 디자이너들은 여름을 기다렸다는 듯 다양한 서머 웨어를 선보였다. 이 중에는 여름이면 어김없이 우리의 눈을 매료시키는 섹시한 비키니부터 과감한 커팅이 돋보이는 모노키니, 강렬한 컬러와 화려한 패턴, 하이웨이스트 쇼츠, 복고적인 느낌이 가미된 레트로풍 디자인 등 점점 업그레이드 된 수영복이 여름 컬렉션의 중심이라 할 수 있겠다. 그것은 여름에만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이기에 더욱 매력적이고 위트 넘치며 대담해졌다.


비키니 위는 물론 데일리 아이템 각광
휴가지선 비비드한 원색 ‘대담한 연출’
사무실 에어컨 바람에 체온조절 효과

멋스러운 디자인만큼 소재 선택 중요
리넨은 청량감과 적당한 구김 등 매력
바스락거리는 아노락도 편하고 세련



특히나 스포티즘의 열풍이 불어오면서 비키니 위에 걸쳐 입기도 좋을뿐더러 데일리 아이템으로도 손색이 없는 바스락거리는 서머 아우터가 눈길을 끈다. 수영복과 함께 입는 서머 아우터는 분명 시크하고 도시적인 매력이 있다. 바바라 부이는 강렬한 핫 핑크 컬러의 과감한 컷 아웃 디테일이 가미된 모노키니에 바스락 거리는 아노락을 매치해 스포티한 균형을 잃지 않는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패션계의 떠오르는 별이라고 칭할 만큼 요즘 많은 미디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호주 출신의 젊은 디자이너 디온 리는 일명 ‘바람막이 점퍼’라고 불리는 윈드브레이커를 드레시한 느낌의 메탈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미디스커트와 함께 매치함으로써 포멀하게 풀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겐조는 마이크로 폴리에스터라 불리는 얇은 소재에 목 부분과 소매, 허리 등에 주름이 잡혀 드라마틱한 실루엣의 길이감이 긴 독특한 아노락을 선보였는데 걸음걸음마다 바스락거리는 청량감 넘치는 소리와 함께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디자인, 그리고 동일한 계열 컬러의 발목을 감싸는 얇은 스트링 샌들은 멋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서머 아우터는 아무리 멋진 디자인이라 할지라도 소재를 제외하고는 얘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소재가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여름을 상징하는 소재인 리넨은 어떤가? 잘 고른 리넨 아이템은 입으면 입을수록 길이 들고 적당한 구김까지도 멋스럽다. 입을수록 몸을 이해하는 매력적인 아이템인 것이다. 한여름에 무슨 아우터인가 싶겠지만 잘 고른 아우터 하나는 웬만한 상의 아이템보다 분명히 낫다. 야외 활동 보다는 실내 활동이 잦은 우리에게는 에어컨 바람에 맞서 체온 조절을 도울 가드가 분명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삭바삭하고 힘이 들어간 워싱 코튼이 서머 아우터 소재의 최강이지 않을까 싶지만 요즘 자주 등장하는 트리코 소재의 두께감이 얇은 로브나 길이감이 긴 실크 스카프 또한 서머 아이템으로 제격이다. 미우미우는 도시적인 느낌의 그레이 패턴 원피스 수영복 위에 블랙과 옐로의 컬러감이 화려한 로브를 매치해 해변가를 연상시키는 아우터 스타일링을 선보였고, 트로피컬 프린트에 깊게 파인 V 네크라인이 인상적인 스윔웨어를 선보인 레오나드 런웨이에서도 같은 계열의 짙은 네이비 컬러 로브를 함께 매치시켜 레트로풍이 물씬 풍기는 서머 아우터를 보여줬다. 그런가 하면 개성있는 커팅과 패턴으로 유명한 마틴 마르지엘라 컬렉션에서는 안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 소재에 스포티즘 감성을 담은 듯한 디자인의 아노락을 선보여 섹시함과 활동성 둘 다 겸비한 서머 아우터를 내놓았다. 진짜 멋을 부릴 줄 아는 이라면, 여름에도 아우터를 챙겨야 하는 이유를 알 것이다. 가끔씩 불어오는 청량한 여름 바람에도 분명 좋은 기분을 남길 것이다.

◆어떻게 연출해야 할까

사실 이번 시즌 쿨한 스윔웨어의 연출에는 스포티한 무드가 많이 가미되어 있다. 뉴요커를 대표하는 브랜드 DKNY는 스포티한 무드와 관능적인 스타일의 경계를 확실히 오고갔는데,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메시 소재의 롱 아노락이다. 취향과 상황에 따라 너무 화려한 컬러 보다는 은은한 컬러를 선택하되 이너로는 과감한 컬러나 프린트의 아이템을 매치하면 더욱 멋스러울 듯 하다. 겐조는 길이감이 있는 깨끗하고 깔끔한 이미지의 화이트 컬러 아노락에 광택이 돋보이는 골드 컬러 미니 원피스를 함께 매치해 감각적인 스타일링을 연출했을 뿐만 아니라, 이는 아우터 사이로 슬쩍슬쩍 보이는 다리라인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효과까지 가져다주었다. 바람 불면 날아갈 듯한 얇은 소재에 기하학적인 패턴이 들어간 서머 아우터를 선보인 미우미우는 허리에 벨트를 둘러줘 하체가 길어 보이는 동시에 레트로 무드에 한걸음 다가간 듯한 연출을 선보이기도 했다.

◆컬러는 어떻게 매치할까

한여름 뜨거운 햇볕을 피해 그늘 아래에서 휴양을 즐길 계획이라면 단연 비비드한 느낌의 원색 컬러로 대담한 연출을 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대신 컬러 블록과 과하지 않은 디테일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바바라 부이 2017 S/S 에서는 네온 오렌지와 네온 그린 등 두가지 네온 컬러를 함께 매치하는 대신 다른 디테일은 배제한 쿨한 스타일링을 선보였고, 다소 포멀한 서머 아우터를 내놓은 겐조 컬렉션에서는 강렬한 레드 컬러의 허리에 셔링이 많이 잡힌 아우터, 누드 톤의 얇은 스트링 힐을 매치해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패션저널리스트 mihwac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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