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수록 어려워지는 자영업, 대책마련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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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13   |  발행일 2017-06-13 제31면   |  수정 2017-06-13

자영업자들이 바닥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속적인 내수부진과 공급과잉으로 장사는 안되는데 창업자 증가로 경쟁이 심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책 없이 이대로 가다가는 자영업의 몰락으로 인한 충격파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국세청의 ‘2016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창업한 개인사업자는 106만8천명,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73만9천명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2천926명꼴로 창업하고 2천24명꼴로 폐업했다.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 중에서 3분의 1 정도만 살아남은 셈이다. 창업자를 업종별로 보면, 세탁소·이미용실·여행사·고용알선·교육기관 운영 등의 서비스업 자영업자가 20만9천명(19.6%)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서비스업과 부동산 및 임대업(19.2%)·소매업(17.6%)·음식업(17.1%)의 4대 업종에 전체의 73%가 몰려 있다. 폐업 업종도 진입장벽이 낮은 음식업 폐업자가 15만3천명(20.6%) 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매업(19.9%)·서비스업(19.7%)·부동산 및 임대업(12.3%) 순으로 조사됐다.

장기 경기불황과 소비심리 위축도 자영업 애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지만 더 큰 문제는 자영업 시장이 과포화 상태라는 것이다. 특히 대구는 전국에서 자영업의 비율이 지난해 기준 22.8%로 7개 특별·광역시 중에서 가장 높다. 2015년 한 해 동안 대구에서만 3만4천877명의 자영업자가 문을 닫았고, 1만6천874명이 새로 가게 문을 열었다. 신규 개업자의 37%가 개업한 지 2년 안에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충분한 시장조사나 운영자금 등의 대책 없이 개업했다가는 쪽박 차기 알맞은 구조가 한국의 자영업계가 처한 현실이다. 장사가 안돼도 폐업손실 때문에 억지로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도 상당하다.

자영업은 신체의 말초혈관과도 같은 경제의 뿌리다. 자영업은 또한 취업난에다 기업체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퇴직자들이 기댈 수 있는 이 시대의 마지막 희망이기도 하다. 이런 서민 최후의 보루가 이렇게 절벽으로 내몰려서야 어디 제대로 된 경제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정부가 내수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진력하고 있다고 하지만 절벽으로 내몰리는 자영업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자영업의 업종별·산업별 특성분석에 따른 대책과 함께 역량강화를 위한 현실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 같은 자영업의 난맥상은 가뜩이나 불안한 가계부채를 더욱 악화시키고, 일자리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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