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의 사계 부채에 다 담았네…달성문화원 묵원회 하풍전 성료

  • 이외식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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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14   |  발행일 2017-06-14 제13면   |  수정 2017-06-14
달성의 사계 부채에 다 담았네…달성문화원 묵원회 하풍전 성료
달성의 사계를 담은 부채 전시회가 열린 달성문화원 전시실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달성의 사계를 부채에 담아 나르샤.’

단오 정취를 담은 민속화에서는 금발 댕기에 저고리 고름을 날리며 그네 뛰는 춘향을 멀찌감치 합죽선으로 반쯤 얼굴을 가리고 지그시 곁눈질하는 이몽룡의 능청스러움과 선인들의 수릿날 운치를 엿볼 수 있다. 또한 대청마루에 돗자리를 깔고 적삼에 목침을 베고 둥근 부채로 연신 더위를 날리는 여유가 담겨 있다.

음력 5월5일 전통 명절 단오절을 맞아 달성문화원과 달성여성복지센터 한국화반 ‘묵원회’는 다섯 번째 하풍전(夏風展)을 달성문화원 1층 로비 전시실에서 열었다. 지난 9일까지 열흘 동안 개최된 하풍전은 달성문화원과 달성여성복지센터 한국화반 지도강사인 금동효 화가의 지도 아래 회원 25명의 작품 135점이 전시됐다.

묵원회 회원들은 달성군의 명소와 풍경을 사계의 변화와 함께 화폭에 담아 부채로 재탄생시켰다. 조금은 설익은 붓놀림이지만 혼을 담은 작품들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부채 하나하나에 달성의 자연 풍광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회원들의 지역 사랑이 오롯이 작품 속에 배어 있다고 관람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닭띠 해를 맞아 봄날 농가 울타리 밑에서 한가하게 새싹을 쪼아대는 한 쌍의 닭을 묘사하여 방구부채(일명 둥근부채)에 옷을 입혀 수묵화의 진수를 보여준 금동효 화가의 찬조 출품 ‘그리움’은 대단한 호평을 받기도 했다. 특히 달성문화원과 자매결연한 중국 연길시의 황춘옥 민정국장과 길림성 이상태 창업경제 합작 유한공사 대표 등 일행이 전시장을 방문, 한·중 간 문화 교류의 장으로 승화되면서 하풍전의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차준용 달성문화원장은 “단오절을 맞아 선조들의 풍류와 예술성이 담겨 있는 부채 전시회를 통해 잊혀 가는 전통 문화를 되새겨보는 데 의미가 있다”며 “작품을 전시한 묵원회 회원들의 정성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느림의 미학으로 여유로움을 불러주는 우리 전통 부채는 태극선, 합죽선, 공작선, 화초선, 부들부채 등 수십 종이 있다. 조선조에서는 단오절이 되면 조정에서 단오진선이라는 부채를 만들어 신하들에게 하사한 기록도 있고, 송계 연월옹의 시가집 ‘고금가곡’에는 작가 미상의 부채 예찬 시도 있다.

“부채 보낸 뜻은 나도 잠깐 생각하니 가슴에 붙은 불을 끄라고 보내더라. 눈물도 못 끄는 불을 부채라서 어이 끄리.” 부채 바람이 가슴속의 울화까지야 끌 수 있겠냐만 우리 조상들의 애환과 익살이 부채 속에 묻어 있어 이 여름의 낭만을 부채바람과 함께 나눔직할 것이다.

글·사진=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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