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비트코인 채굴 대행업체도…고객 300명에 채굴기 2천대 위탁 운영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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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17 07:11  |  수정 2017-06-17 07:11  |  발행일 2017-06-17 제2면
■ 비트코인 관심 확산
압수 216개 가격 두달간 두배↑
가상화폐 주목…투자 증가세

“컴퓨터를 켜놓고 기다리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해서….”

직장인 정모씨(41·달서구)는 최근 가상화폐 가운데 하나인 ‘이더리움’ 채굴을 시작했다. 가까운 지인이 간단한 장비를 이용해 짭짤한 용돈벌이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뒤였다. 정씨는 100만원을 투자해 자신의 집에 가상화폐 전용 채굴기까지 설치했다.

최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범죄수익으로 압수된 가상화폐의 공매 처분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힘에 따라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가상화폐의 경제적 가치가 공식 인정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가상화폐란 암호화된 기법을 이용해 온라인상에서 거래되는 전자화폐의 일종이다. 2008년 개발된 비트코인이 대표적이며 이더리움·대시·라이트코인 등 수백 가지에 이른다.

지난 4월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216개의 가치는 당시 2억9천여만원이었지만, 2개월이 지난 현재(16일 기준) 6억4천여만원으로 두 달간 2배 이상 뛰었다. 단기간에 가격이 치솟자 가상화폐를 사서 묵혀두는 것은 물론 직접 채굴에 나서려는 사람들까지 늘고 있다.

가상화폐를 얻기 위해선 컴퓨터에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지속적으로 가동해야 한다. 고성능 게임 등에 필요한 장비(그래픽 카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전력 사용량이 많고 냉각과 통풍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사회적인 관심이 부쩍 높아진 가운데 대구지역에선 가상화폐 채굴 대행업체까지 생겨났다.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 문을 연 해당 업체는 대규모 전력공급 및 냉난방 설비를 보유, 최대 4천대의 전용 PC를 운용할 수 있다. 이 업체 대표 A씨(32)는 “현재 300여 고객의 채굴기 2천대를 위탁받은 상태”라며 “가상화폐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들려줬다.

지역의 한 IT 전문가는 “가상화폐는 최근 랜섬웨어 피해 복구 대가 등 범죄의 도구로 쓰이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화폐없는 경제’ 등 세계적 트렌드의 하나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면서 “아직까지 개인적인 채굴로는 투자 대비 채산성이 떨어지고, 화폐 가치의 등락이 심해 안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김형엽기자 khy04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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