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도 식후‘藥’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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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0 07:41  |  수정 2017-06-20 07:41  |  발행일 2017-06-20 제19면
식전에 복용하면 오심·속쓰림·설사 부작용 가능성
■ 알고 먹어야 건강해지는 비타민
야맹증·식욕부진·피부염·빈혈…
비타민 결핍땐 다양한 질병 발생
필요한만큼 먹어야 건강에 도움
생활습관·질병여부도 확인해야
비타민도 식후‘藥’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한국 성인의 식이보충제 복용률이 매년 늘고 있다. 10명 중 4명은 1년 동안 2주 이상 지속적으로 식이보충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다는 것. 이렇게 많은 사람이 건강을 위해 비타민, 미네랄 등의 식이보충제를 복용하고 있는데 과연 올바른 방법으로 섭취하고 있을까. 잘 먹으면 약이 되고, 잘못 복용하면 독이 될 수도 있는 비타민에 대해 알아보자.

비타민은 라틴어로 생명을 뜻하는 비타와 질소를 함유하는 유기물질인 아민의 합성어로, 소량만 필요하지만 건강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과 같은 에너지원은 아니지만 성장, 발달, 체내 조직 유지, 에너지 대사를 돕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또한 지나친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막, DNA, 혈관 손상의 피해를 막아주는 항산화제의 기능을 한다.

비타민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물질이고 인체가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없으므로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건강한 성인은 영양소가 골고루 배합된 균형 있는 식사를 한다면 식품으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보충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영양과잉의 시대로 불리는 것과 달리 실제로 많은 한국인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10명 중 2~3명(여성 22%, 남성 25%)은 아침을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식사를 거르지 않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도록 노력하되, 개인별로 부족하기 쉬운 특정 비타민군을 보조적으로 먹는다면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도 식후‘藥’

비타민에는 수용성 비타민과 지용성 비타민이 있다. 비타민B군과 C군은 대표적인 수용성 비타민이며, 비타민 A, D, E, K군은 식이지방과 함께 체내에 흡수되는 지용성 비타민이다. 수용성 비타민은 대부분 배출되지만, 남는 지용성 비타민은 몸에 쌓이기 때문에 많이 복용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비타민은 필요한 만큼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이 결핍되면 야맹증, 식욕부진, 신경장애, 구순염, 피부염, 빈혈, 구루병, 혈액응고장애 등 다양한 질병이 나타난다. 하지만 과용하면 오심, 구토, 설사, 체중감소, 불규칙한 심박동, 저지방혈증, 두통, 간손상 등의 증상이 보인다. 비타민A군의 경우 자연유산이나 기형아 출산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정제로 만들어진 식이보충제의 한두 알은 체내에서 식품으로 상당량의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할 수 있으므로 권장량보다 많이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비타민은 식후에 먹는 것이 좋다. 지용성 비타민은 식이지방이 있어야 지방과 함께 흡수되며, 소장으로 분비되는 소화효소와 소장의 점막흡수 능력에 따라 흡수율이 결정된다. 따라서 식사 후에 복용하는 것이 흡수율이 높다. 또한 비타민C 등의 경우 식전에 복용하면 오심, 속쓰림, 설사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식후에 복용하도록 한다.

가능하다면 천연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우리 몸은 생물학적으로 자연이 만든 물질을 더 쉽게 흡수한다.

비타민이 건강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동일한 비타민을 여러 사람에게 선물하기도 하며, 다양한 연령과 다양한 질병을 가진 가족들이 식탁 앞에 두고 같이 먹기도 한다.

특히 비타민도 마케팅에 의해 유행하기도 하며 최근 비타민D 열풍이 불기도 했다. 그러나 남이 먹는다고 본인에게도 꼭 필요한 것은 아닐 수 있으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나이와 성별에 따라, 개인 식생활이나 흡연 여부 등 생활 습관에 따라, 질병이나 복용하고 있는 약에 따라 비타민의 필요량이 다를 수 있으므로 개인별 맞춤형으로 필요한 비타민만 복용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등 식이보충제는 반드시 개인별 맞춤형 보충이 중요하다. 비타민이나 항산화제는 여러 연구를 통해 암이나 심혈관질환 등의 질환을 어느 정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암 환자에게 비타민C를 꾸준히 복용시킨 경우 재발률을 낮췄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다른 연구에서는 베타카로틴을 많이 복용한 흡연자는 폐암발생률이 오히려 높게 나타나 흡연자에게는 정제로 된 베타카로틴의 복용은 권하지 않는다. 흡연자에게는 비흡연자에 비해 손실이 큰 비타민C를 더 섭취할 것을 권유한다. 다른 예로 질병으로 인해 위절제수술을 하거나 소장질환이 있는 경우, 과다한 음주자의 경우는 비타민B의 섭취가 필요하므로 의사와 상담 후 섭취 여부를 정하는 것이 좋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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