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칼럼] 한·러 경협 제대로 추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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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0   |  발행일 2017-06-20 제30면   |  수정 2017-06-20
러와 경제협력을 우선해야 외교안보·인문사회 등 전 분야 교류확대 가능할 것
주체도 대기업 중심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의 참여 필요
[3040칼럼] 한·러 경협 제대로 추진하자
전명수 (러시아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특사가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면담한 이래로 한·러 관계에 청신호가 켜질 조짐이다. 오는 7월 독일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대통령이 조우할 계획으로 어떤 대화들이 오 갈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대통령 특사단과의 면담 자리에서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 문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다.

새 정부에 거듭 바라고 싶다. 러시아와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협력점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즉 경제협력을 방점으로 해야만 외교안보, 인문사회 등의 전 분야로 양국간의 협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경제협력은 어떻게 추진해야 할까. 일단 새 정부가 정확하게 방향성을 이해하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핵심은 한·러 양자 경협과 남·북·러 3각 협력을 분리해서 명확하게 구분해 추진해야 한다. 남북관계와 관계없이 국가의 미래성장을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북극항로, 극동시베리아 자원개발 등 국가적 차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을 위해 유라시아 시장개발은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이런 사업추진의 기반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공한 양자 경협 사업들이 바탕이 돼야 한다.

적지 않은 자금과 시간만 쏟아 부었지 뭐 하나 제대로 이룬 것이 없는 게 지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이다. 판만 키웠지 실리적으로 뭐 하나 얻은 것 없이 셔터문만 내렸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나진하산 사업에만 올인해서 모든 에너지를 밀어 넣은 데 있다고 본다. 그렇다보니 정작 사업이 정리되니 좀처럼 대안사업 발굴이 어렵고 전략적 파트너라고 감싸던 러시아와의 관계도 냉랭해져 버린 것 아닌가 싶다.

러시아 속내도 3각 협력사업으로만 제한된 한국과의 경제협력은 더 이상 원하지 않을 듯하다. 아마도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던 가스관, 복합물류사업의 경험들이 러시아의 이런 생각들을 더욱 확고히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3각 협력사업의 가스관사업은 러시아와 협력하여 경제성 조사만 제대로 한다 해도 값진 성과가 될 것이다. 더 이상 학술적 관점의 타당성조사보다는 실질적으로 전문가그룹이 한데 모여 사업 실현에 중점을 두고 사업환경의 전반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한·러 양자사업은 더 이상 대기업 중심이 아닌 중소·중견기업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은 주로 극동러시아 중심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아직은 규모의 경제로 극동시장만을 바라보고 진출하기에는 생각할 것이 많아 보인다. 사정이 그렇기에 대기업 중심의 시장진출은 더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고, 기업들이 내놓는 선행조건들이 까다롭기 그지 없다.

정부가 나서 극동러시아에 사업장을 조성해 우리 중소기업들이 입주하는 한국전용공단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 적합해 보인다. 초기에는 정부가 멍석을 깔아주고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면 입주기업에 사업장의 우선 매수권을 부여하는 것도 하나의 안이 될 수 있다.

러시아와의 성공적인 경제력을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기업에서 사업 경험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많은 젊은 인재들이 새롭게 도전할 수 있도록 창업펀드와 연계해서 벤처붐을 조성해주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실패를 하더라도 그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추후에 다시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말이다. 가령 무역협회 아카데미에서 사전교육을 이수하고 러시아시장에 직접 나가 신규사업 미션을 부여하는 식으로 추진하되, 중소벤처기업부 또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재원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한·러 양자 및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의 동시 추진은 결코 별개가 아니다.

양자를 통해 러시아와 먼저 경제협력의 성공률을 극대화하면, 남·북·러 3각 협력 가스관 건설을 추진할 때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며 더욱 탄력있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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