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韓·中과 대북협상 중재자 역할 논의중…성사전망 불확실"

  • 입력 2017-06-21 00:00  |  수정 2017-06-21
WSJ 보도…"EU, 조윤제·리커창과 의견 교환 후 우다웨이도 초청"

유럽연합(EU)이 북한 핵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대북협상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방안을 한국, 중국과 논의 중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EU 관리들을 인용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몇 주 사이 벨기에 브뤼셀과 중국 베이징에서 이뤄진 회동은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EU 회원국과 2015년 이란 핵 협상을 도운 경험을 바탕으로 EU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EU 관리들은 지난달 브뤼셀을 방문한 조윤제 EU·독일 특사에 이어 최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도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조 특사는 브뤼셀 EU 본부에서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의장 등 EU 지도부를 잇달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북핵 문제 해법과 양측간 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바 있다.

 당시 조 특사는 EU 지도부가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으며, EU 측도 보도자료를 통해 EU는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U 관리들은 또 EU가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브뤼셀에 초청했으며, 이에 우다웨이 대표는 날짜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EU 관리들은 EU 회원국 가운데 26개국이 북한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고, 이중 7개국은 평양에 대사관도 두고 있는 만큼 모든 당사국이 EU를 좀 더 중립적인 상대로 볼지 모른다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EU 관리들은 이번 논의는 초기 단계에 있으며, 한국의 요청 없이는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한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한 WSJ의 답변 요청에 대답하지 않았다.

 WSJ은 이러한 논의는 제재만으로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도록 설득하지 못할 것이며,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협상이 필요하다는 EU, 한국, 중국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EU가 북핵 협상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와 EU 회원국들의 지지가 필요한데, 현재로썬 둘 중 어느 쪽도 확실하지 않다고 WSJ은 지적했다.

 한 미국 고위 관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EU가 핵 프로그램에 있어 북한의 양보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만한 지렛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한, EU의 중재 과정이 북한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해체라는 미국의 요구를 희석하는 데 이용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이 관리는 덧붙였다.

 특히 북한이 그동안 미국과 직접 협상을 원한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에 미국 관리들은 EU의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미국 정부는 6자 회담 재개에 대해서조차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합의에 대해서도 굉장히 비판적인 입장이다.

 EU의 28개 회원국도 EU가 북핵 협상의 중심에 선다는 구상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EU가 북핵 협상이라는 '외교적 지뢰밭'에 관여하는 데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의 정책을 약화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조치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대북 경제 제재를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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