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잘 흡수해 웰빙의류에 적합…항균성 뛰어나 ‘의료용’도 가능

  • 이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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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2 07:29  |  수정 2017-06-22 09:04  |  발행일 2017-06-22 제13면
친환경 전통직물 ‘안동포’ 활용 방안
20170622
안동 임하면 안동포타운에서 실시하는 무삼 기능인력 양성교육에 참가한 여성들이 째낸 무삼을 들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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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완공될 예정인 안동 임하면 금소리 전통빛타래길쌈마을 조감도.

안동포는 임하면 금소리와 서후면 저전리에서 생산되는 삼베의 일종이다. 역사적 유명성, 지리적 특징, 제품 제조, 가공 및 관리상의 우수성이 입증되어 2011년 지리적표시 단체표장 등록 제44-0000166호로 지정된 지역특산품이다. 항균성이 강하고 질기며 땀을 잘 흡수하는 데다 가볍고 투명해 통기성도 뛰어나다. 최근 들어 자연섬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 따라 안동포는 친환경 전통직물로서의 다양한 활용성이 기대되고 있다.

미래 밝은 안동포
제조·가공·관리상 우수성 입증
지리적표시단체표장 등록 지정
전통 천연섬유 시장은 확대 추세 

안동포 육성 전략
문화관광 연계 명품화 나서야
기능인 양성으로 일자리 창출
현장체험프로그램도 운영 필요

◆안동포 생산의 최적지

낙동강 유역인 안동은 질 좋은 대마를 생산할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토양이 사질양토로서 배수 조건이 적합하고 산으로 둘러싸여 강풍을 막아준다. 이미 1927년 한국여성사를 정리한 ‘조선여속고’에 이러한 지역적 조건으로 인해 ‘안동포의 품질이 가장 우수하다’고 적혀 있을 정도다.

안동포는 대마 수확에서부터 색 내기까지 14가지의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모두 수작업이다. 종류는 6∼15새로 나뉜다. 가장 가늘고 윤기있는 15새는 조선시대 진상품이다. 안동포짜기 기술의 최고 경지로 꼽히는 15새는 필당 가격이 1천만원 정도에 이를 정도다. 오랜 역사 속에서 전승되어온 안동포의 생냉이길쌈(6새 이상)은 품질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10새 이상의 삼베를 생산할 수 있는 안동포의 주요 공정이다.

현재 안동포 원료인 대마를 재배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은 농가는 38농가다. 그러나 실제로는 19농가에서 4.2㏊를 경작하고 있다. 안동포 판매는 장례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24일부터 시작되는 음력 윤달 5월에 매출 향상이 기대된다. ‘윤달에 부모의 수의(壽衣)를 만들어 두면 좋다’는 풍습에 따라 고가의 안동포로 만들어진 수의 판매량이 평년(1억원)에 비해 3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안동시는 중국산 등이 유입되는 데다 안동포를 흉내낸 제품도 유통되면서 전통 안동포 진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안동농협과 <사>안동포생산자조합에 위탁해 진품 안동포임을 식별할 수 있는 복제방지 홀로그램과 지리적표시등록 스티커를 부착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고 있다.

◆안동포 명품화 지원 필요

최근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함께 전통문화 자원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고 있다. 문화 다양성에 관한 소비자의 요구도 날로 높아지면서 지자체도 다양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문화상품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다 로하스족과 웰빙족의 확산으로 친환경 전통 소재를 활용한 제품의 시장 규모는 확대 추세다. 이에 따라 지리적표시제 단체표장 등록으로 우수성이 입증된 지역 친환경 전통직물 자원인 안동포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경북 북부지역에 학생·주부·노인 등 지역 특산물이나 전통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가진 잠재력 있는 인적 자원이 적지 않은 데다 친환경 전통문화산업과 연계된 관광산업의 잠재력 또한 매우 높다는 점은 안동포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장점을 포함해 안동포의 명품화를 위해 특화품목 지원 육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행정기관 및 지역사회와의 협조체제 아래 전통적 직물생산 방식에 대한 현장체험학습, 그린투어리즘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활용하면 도시인이나 외국관광객 유치는 물론 문화정책 활성화와 지역자원의 특산화를 도모할 수 있다.

지역 특산물을 기반으로 하는 친환경 전통직물산업의 육성은 원료 생산농가의 소득증대뿐만 아니라 상품 개발 및 판매를 통한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관련 종사자의 교육프로그램과 상품 개발에 대한 정책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지역 전통문화와 연계한 친환경 전통직물산업의 융합적 일자리 창출도 이끌어낼 수 있다.

안동지역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유교문화정신과 청정한 자연환경에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전통직물인 안동포를 결합시켜 지역관광 특산화 방법을 찾는 것도 안동포를 활성화시키는 한가지 방법이다.

◆노년기 여성 일자리 창출

안동포, 안동한지, 천연염색 등 친환경적 전통직물자원을 활용해 현대화 및 세계화를 도모하려는 노력이 지역여성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사실이다. 경북 북부지역에서 경제활동이 가능한 50∼65세 준노년기 여성 인구비율은 9.5%로 전국(7.8%)에 비해 높다. 이에 따라 준노년기 여성 또는 노년기 여성을 대상으로 취업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절실하다. 지역 노년기 여성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들이 기능을 습득한 후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줄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다.

현재 생산자와 기능보유자가 노령화하면서 안동포 생산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문제를 넘어 전통문화의 단절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안동포짜기 기능보유자는 우복인 할머니(87)가 유일하다. 청년층을 유입하고 기능을 전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년기 및 준노년기 여성과 이들을 보조하는 청년층이 팀워크를 이루는 방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들이 함께 원료 생산, 현장체험학습, 상품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안동포 생산이라는 전통직물산업의 명맥이 끊기지 않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노년의 기능적 잠재력과 청년의 창조적 아이디어가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안동포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이와 함께 학제(학교 또는 교육에 관한 제도) 구축 및 산·학·관·연 간 협력, 지역 간 협력시스템 구축도 절실히 필요하다.

◆의료용·웰빙 의류 개발

중국 삼베의 유입, 젊은 소비층에 어필할 수 있는 현대적 디자인의 부재, 마케팅 능력 부족 등으로 위기에 처한 안동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

안동포를 활용해 항균성이 뛰어나면서 친환경성이 높은 의료용 제품을 개발하자는 것도 그중 하나다. 또 전문가들은 BCIT(직업교육중심) 융합기술에 의한 각종 친환경 의료제품의 생산 및 판매시스템 구축 필요성도 이야기한다. 이와 함께 친환경 의류제품의 주문생산과 컴퓨터로 설계할 수 있는 3D CAD화가 가능한 스마트의류 생산시스템을 갖추자는 의견도 있다.

친환경 의류제품을 특산화하고 판매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서 전통시장인 안동시 안흥동 ‘베전골목’을 명소화하고 관광자원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웰빙 의류제품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지역브랜드화, 지적재산권화도 중요하지만 장기 발전을 위한 정책제안(체험학습교육프로그램)과 함께 안동포 포럼 등을 운영하는 것도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안동시는 이 같은 다양한 지적을 받아들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동포 원료인 무삼(5새) 생산과 함께 길쌈 기술인력 20명을 양성하고, 무삼을 활용한 공예품 개발과 여성 유휴인력 일자리 창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무삼은 겉껍질을 벗기지 않고 실을 삶아 잿물에 정련한 후 짜는데, 두꺼워 춘추용 옷감으로 적합하다.

김문년 안동시 한방산업팀장은 “전통 안동포는 전승·발전시켜 명품화시키고, 무삼은 현대화를 통해 고부가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향후 친환경 미래 신성장동력인 대마 생산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대마를 소재로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안동 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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