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일, 남자 일 따로 없다…‘도와준다’에서 ‘함께한다’로!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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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3   |  발행일 2017-06-23 제34면   |  수정 2017-06-23
■ 7월1∼7일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대구 여성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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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2015년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 참가자들이 양성평등 사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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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일가정 양립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열었던 ‘아빠요리경연대회’.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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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와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가 지난해 처음으로 공동개최한 ‘여성 UP 엑스포’.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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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성평등 구현을 위해 지난 7일부터 3차례에 걸쳐 릴레이 토크를 열고 있다. 7일 처음 열렸던 ‘경북남자, 양성평등 어떻게 할까요?’ 주제의 토크.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제공>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우리가 직면한 현실부터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대구 여성의 삶은 어떠할까.

대구여성가족재단은 2015년부터 매년 양성평등주간을 기념한 ‘통계로 보는 대구여성의 삶’을 발간하고 있다. 성(性)인지 관점에서 대구 여성의 삶을 영역별로 정리해 성평등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2015년 ‘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2016년 ‘나다움氏의 대구살이’에 이어 2017년에는 ‘청년 나다움氏의 일과 가정’을 주제로 20~30대 대구 청년여성의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들여다봤다.

2016년 기준 대구의 성별 인구 비율은 여성 50.3%(125만388명), 남성 49.7%(123만4천169명)이고, 대구여성의 혼인율은 11.5%(대구남성 11.6%)로 7대 광역시 중 가장 낮았다.

7대 광역시 중 女 가사분담률 둘째 높아
31%가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 응답
‘공평하게 분담’은 13.7%로 가장 낮아

市, 양성평등문화 확산 위한 시책 추진
워킹대디 교육 등 남성 인식개선 사업
광역시 최초 찾아가는 ‘굿잡버스’ 운영
30일부터 대구여협과 ‘여성UP 엑스포’


평균 혼인 연령은 초혼과 재혼 모두 높아지고 있다. 대구 여성의 초혼 연령은 30.27세, 대구 남성의 초혼 연령은 32.67세로 나타났다. 기혼여성의 가사분담률은 남성보다 높으며, 대구는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이 31.0%로 7대 광역시 중 부산(35.3%)에 이어 둘째로 높은 반면, ‘공평하게 분담’은 13.7%로 가장 낮았다. 13세 이상 인구의 전반적인 가족관계 만족도는 높아지는 추세이나 대구는 전국 평균보다 낮으며, 대구여성의 전반적인 가족관계 만족도는 52.1%로 남성(56.1%)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전국의 대학진학률은 감소하고 있으나 대구의 대학진학률은 여성 79.2%(남성 68.3%)로 여성의 대학진학률 감소폭이 7대 광역시 중 가장 낮다. 최근 5년간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은 증가추세에 있으나, 2016년 기준 51.6%로 남성(72.5%)에 비해 20.9%포인트 낮았다.

‘보수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대구는 이런 영향에서 기인한 것인지 모르나 여전히 여성의 가사분담률이 높고 가족관계에 있어서도 여성의 만족도가 남성에 비해 떨어진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는 양성평등문화 확산을 위한 시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가정친화적인 일가정 양립문화 조성을 위해 시민대상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찾아가는 직장교육(가족친화인증 컨설팅, 직장내 가족친화실천 등), 남성인식개선사업(워킹대디 교육, 아빠요리경연대회), 여성 UP 엑스포 등이 대표적이다. 공보육의 지속적인 확충과 보육 서비스의 질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 확대를 위한 지원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광역시 최초로 찾아가는 취업상담서비스인 ‘굿잡(good job) 버스’를 지난해 9월부터 운영 중이다.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여성친화 일촌기업을 지정하고 있는데 178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아파트, 대형마트 등 여성 다중이용시설에 찾아가는 ‘여성행복일자리 굿잡 버스’도 운영하고 1년에 두 차례 여성행복일자리 박람회도 열 계획이다.

성별 영향분석 평가와 양성평등 의식 저변 확대를 위한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양성평등한 관점의 정책 개선을 위한 성별영향분석평가를 강화하고 공무원 성인지 역량강화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성인지 통계보고서를 발간하고 웹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들

대구시와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는 오는 30일과 7월1일 엑스코 1층 전시장에서 ‘2017 여성 UP 엑스포- 함께 그리는 여성행복’을 연다.

지난해부터 열리고 있는 이 행사는 실질적인 양성평등을 구현하자는 취지로 마련됐으며, 매년 양성평등주간에 기념식만 열었던 것을 확대해 다양한 양성평등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여성 UP 엑스포는 모든 영역에서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여성 스스로가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존재가 되자는 의미로 기획됐다.

대구시 여성가족정책관실 관계자는 “여성 UP 엑스포는 ‘여성이 행복한 도시, 대구’를 목표로 가족과 함께하는 여성박람회를 통해 여성들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역량 개발, 시민인식 전환 등을 통해 양성평등에 좀더 다가가자는 취지의 행사”라고 설명했다.

올 행사에서는 결혼·출산·육아·가족·일자리·안전테마관으로 구성된 여성행복박람회, 여성동호회의 작품전시와 공연을 보여주는 여성단체작품전, 여성기업 우수제품전, 가족친화기업판매전, 여성인물특별사진전 등이 펼쳐진다.

포럼과 토론회도 다양하게 개최된다. 30일 오전 11시에는 세계여성단체협의회장의 ‘유리천장을 깬 여성리더’, 오후 1시30분에는 EBS 한국사 강사 최태성의 ‘역사 속 여성과 아동의 삶’, 7월1일 오후 3시30분에는 다둥이 아빠 V.O.S 박지헌의 ‘부부愛 공감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30일 오후 3시30분에는 가족친화 전국포럼, 오후 4시에는 여성행복토론회가 마련된다.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30일 낮 12시에는 슈퍼스타 다문화 경연, 7월1일 오전 10시30분에는 가족원탁회의, 오전 11시에는 아빠요리경연대회, 오후 6시에는 자선경매쇼가 펼쳐진다. 30일 오후 2시에는 양성평등주간 기념식도 열린다.

이외에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는 대구지역 다양한 곳에서 열린다. △동구= 7월7일 오전 9시30분 한국폴리텍대학섬유패션캠퍼스 △서구= 7월6일 오후 2시 서구청 구민홀 △남구= 7월12일 오후 2시 남구청 드림피아홀 △북구= 7월6일 오전 10시 북구청 대회의실 △수성구= 7월6일 오후 2시 수성아트피아 △달서구= 7월5일 오후 2시 달서구청 대강당 △달성군= 7월5일 오후 2시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컨벤션홀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경북의 양성평등 현실을 진단하고, 앞으로 성평등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고민하는 릴레이 토크를 열고 있다.

‘경북남성, 여성과 동행(同行)하다’를 주제로 한 이번 토크의 첫 행사는 지난 7일 청년리더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번째 토크는 오는 29일 경북도청 다목적홀에서 여성친화기업 대표자와 지역경제단체 및 여성일자리 유관기관 관계자들을 모아 남성 중심적인 기업문화를 여성에게도 열려있는 문화로 만들어갈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번 행사에는 경북지역 여성친화기업 CEO가 참여해 기업의 양성평등문화 확산을 위한 방안에 대해 각 기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논의한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향후 양성평등문화 확산의 길을 찾기 위해 지역 내 공무원, 의원 등을 대상으로 마지막 세 번째 토크를 진행할 계획이다.

양성평등 주간인 7월5일에는 오후 1시 경북테크노파크 국제회의실에서 ‘경북의 또 다른 미래, 양성평등으로 열기’라는 주제로 양성평등기반 구축을 위한 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의회, 학계, 젠더전문가, NGO, 공무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경북지역의 성평등 수준을 살펴보고, 지역 성평등 의식 및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본다.

민무숙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은 ‘양성평등문화 확산과 실천 사례’ 기조강연에서 모든 영역의 정책수립 및 집행에 있어서 생활체감형 양성평등문화 확산 방안과 실천사례를 들려 준다. 이미원 도시와젠더 대표는 경북지역의 양성평등정책을 진단해 보고,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양성평등 실천이 현장과 연계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주재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별영향평가센터장, 김희경 성인지 예산 전국네트워크 회장, 김정숙 경북도의회 의원 등이 토론을 벌인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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