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진입장벽 높다는 편견 이제 그만”…생활승마가 대세

  • 마준영,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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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4 07:27  |  수정 2017-06-24 09:21  |  발행일 2017-06-24 제8면
색다른 체험 ‘레저문화활동’ 부상
20170624
구미 옥성초등 학생들이 구미시승마장에서 말과 교감을 나누고 있다. <옥성초등 제공>

색다른 체험인 승마교실. 체험승마가 새로운 레저문화활동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선 지자체들은 민간업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가 하면 일부 학교에서는 승마교실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이다. 특히 초등학생에게 승마가 다른 스포츠보다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승마장을 찾는 가족들의 발길도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한 대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승마를 12주간 배운 초등학생은 평균 1.6㎝ 키가 더 자라고, 체지방이 감소하는 등 성장발육에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만족감과 심리적 웰빙지수가 높아져 학교 적응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승마인들은 “승마는 자연에서 사람과 동물이 호흡을 맞춰 할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로, 근육운동과 유산소운동을 한 번에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말과 교감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며 “이와 함께 사계절 언제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구미시, 생활승마 저변확대 나서

구미시는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상주시·영천시·군위군·의성군과 공동으로 내륙 최초 ‘말산업특구’로 지정받았다. 시립승마장과 7곳의 민간승마장이 협력체계를 구축, 유소년 승마와 학생승마체험 등을 통한 생활승마 저변 확대를 통해 구미권 50만 인구의 정주여건 개선에도 노력하고 있다.


신체 균형·자세교정 등 도움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운영하기도
‘말산업특구’구미, 저변확대 앞장
가족운영 칠곡‘팔공승마장’인기


특히 2012년 구미시 옥성면 옥관리 낙동강변 9만여㎡ 부지에 조성된 구미시 승마장은 낙동강을 한눈에 바라보며 저렴한 비용으로 승마를 즐길 수 있다. 구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구미시 승마장은 1만5천㎡ 면적의 실외 승마장과 2만6천㎡ 면적의 실내 마장, 1천963㎡ 면적의 원형 승마장을 갖췄다. 150칸의 마사도 색다른 구경거리다.

지난해에는 승마장 활성화를 위해 3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승용마 4필을 구입했으며 현재 37필의 체험 및 경기출정용 말을 보유하고 있다. 승마체험 비용(비회원 기준)은 성인은 하루 2만원, 청소년 1만5천원, 어린이 1만원이다. 1회는 성인 5천원, 청소년 4천원, 초등생 이하는 3천원이다. 승마를 체험한 뒤 인근 옥성자연휴양림에서 자연을 벗삼아 숙식을 하면서 여유로운 휴가도 즐길 수 있다.

황필섭 선산출장소장은 “학생승마체험 확대, 승마장별 유소년 승마단 육성, 교사와 기업체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농촌관광 승마 활성화를 시범 추진하고 있다”며 “말 사육농가와 승마장의 말을 위해 말 전문 동물병원 설립, 닳은 편자를 활용한 편자 액자 공방 지원, 승마장별 특성화를 위한 민간승마장 활성화 등도 적극 지원해 내실있는 말산업특구 육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학부모 모두 만족하는 승마학교

“시골 학교에 다니니까 도시에서 타기 힘든 말을 마음껏 탈 수 있어요.”

전교생 19명(유치원생 제외)으로 구미에서 학생수가 가장 적은 구미 옥성초등학교는 전교생이 말을 타는 승마특성화학교다. 학생들은 매월 두 차례 학교에서 차로 5분 거리인 구미시승마장에서 승마교육을 받는다. 별도로 구성된 유소년 승마단 학생들은 매주 4차례 전문교육에 참가한다.

옥성초등이 승마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2012년 한국마사회에서 주관하는 ‘유소년 승마단 창단 및 운영 지원사업’ 대상 학교로 선정되면서부터다. 당시 학생수가 줄어 존폐위기에 놓였던 옥성초등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 승마를 선택했다. 한국마사회·경북도·구미시가 지원한 1억6천만원의 예산으로 승용마 3필과 승마용품을 구입했다. 승용마는 구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구미시승마장에 관리를 맡기고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풍부한 경력을 갖춘 코치도 영입했다. 교육비·훈련비·승마대회 출전비용 전액을 학교가 지원한다.

그 결과 옥성초등 유소년 승마단은 각종 대회에서 성과를 올렸다. 2015년 5월 한국마사회 유소년 승마대회에서 2명의 학생이 결선에 진출했고, 지난해 11월 구미시장배 승마대회에서 권승 1위, 장애물 60m 1·2·3위, 장애물 80m 1·3위에 올랐다.

학생들이 승마를 시작한 이후 학교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학생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됐고, 승마를 배운다는 자존감도 커졌다. 특히 신체적 균형과 바른자세 형성, 체력증진 등 학생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 승마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사와 학부모의 만족도 덩달아 커졌다.

이대영 옥성초등 교장은 “학교의 전폭적인 투자와 담당 지도자의 열정, 학부모들의 지원으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승마로 인해 학생수가 늘어 학교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말을 사랑하는 가족이 운영하는 팔공승마장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승마장은 현재 400여 곳에 이른다. 그 중 칠곡군 지천면 덕산리에 위치한 팔공승마장은 가족이 운영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2013년부터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신창율 원장(59)이 말을 처음 접한 것은 14년 전. 주유소를 경영하면서 쇠약해진 몸을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밑져봐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말에 올랐고 이후 기적같이 몸을 회복했다.

신 원장은 가족과 상의 끝에 사업을 정리한 뒤 승마장 운영을 제2의 직업으로 택하고 승마 전도사로 변신했다. 그는 “승마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 확신했다”며 “승마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승마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처음 그의 제안에 많이 망설이던 가족들도 지금은 승마장 운영을 적극 돕고 있다. 특히 아내 박종순씨(56)는 신 원장의 평생 반려자이자 최고의 동업자다. 승마장 청소반장을 맡고 있는 박씨는 승마장을 찾는 학생 및 고객들의 쾌적한 승마환경을 만들기 위해 매일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신 원장의 아들 재훈씨(26)는 ‘훈남교관’으로 불린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촉망받는 태권도 선수였으나 ‘림프종’ 진단을 받고 태권도를 그만뒀다. 아버지의 권유로 승마를 시작한 그는 생활체육지도사 2급(승마)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생활체육승마대회에서 마장마술 1위에 오르는 등 각종 대회에 출전해 크고 작은 상을 휩쓰는 강자로 우뚝 섰다.

팔공승마장은 1만여㎡의 부지에 실내·외 마장과 23필(匹)의 말을 보유하고 있다. 학생승마, 성인승마, 승마선수반 등 전문 프로그램이 구축돼 있다. 회원 각자 수준에 맞는 말을 선정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다. 초보자를 위한 승마체험, 말 먹이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말 관리도 최우선으로 한다. 정기적으로 수의사를 불러 말의 상태를 확인하고 매년 모든 말에 대해 ‘정치’(치열을 고르게 만드는 것)를 실시한다. 30~45일마다 장제사를 불러 말 발굽도 교체한다. 알곡과 건초를 섞은 최고급 사료를 말에게 공급하고, 농사 거름으로 쓰이는 말 배설물을 인근 농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등 지역사회에 환원도 한다.

신 원장은 “운영하는 데 어려움도 많지만 이용객들이 와서 즐겁게 말 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우리 승마장을 전국 최고의 승마장으로 만들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칠곡=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구미=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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