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실의 시대, 비판적으로 생각하기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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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4   |  발행일 2017-06-24 제16면   |  수정 2017-06-24
탈진실의 시대, 비판적으로 생각하기
무기화된 거짓말//대니얼 J. 레비틴 지음/ 박유진 옮김/ 레디셋고/ 406쪽/ 2만2천원

‘톰소여의 모험’을 쓴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1835~1910년)은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라고 했다. 가짜 뉴스가 판치는 요즘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다.

지난해 12월에는 워싱턴의 카밋퐁퐁이라는 피자 가게에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성매매 조직을 운영한다는 거짓말 때문에 한 미국인이 피자 가게 안에서 반자동 소총을 난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 2016년 올해의 단어로 ‘탈진실(post-truth)’이 뽑히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짜 뉴스’는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신현희 서울 강남구청장은 지난 대선 때 가짜 뉴스를 퍼뜨린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검찰 조사도 받고 있다. 이 책은 신문이나 방송에 나온 내용이라고 해서 모두가 사실은 아니라는 전제하에 모든 것을 의심하고 문제점을 지적한다. 신경 과학자이자 인지 심리학자인 저자는 “우리에게는 언론의 자유가 있지만, 절대로 언론의 얼굴을 빌려 거짓을 유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책은 수 평가하기, 말 평가하기, 세상 평가하기로 구성됐다. 잘못 처리한 통계자료와 잘못된 논증, 사물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과학적 방법에 대해 다루면서 ‘비판적으로 생각하기’를 강조한다. 비판적 사고는 온갖 엉터리 정보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 난무하고, 진실보다 감정에 이끌리는 탈진실의 시대에 꼭 필요한 덕목이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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