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도 생각하고 성질 부릴줄 안다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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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4   |  발행일 2017-06-24 제16면   |  수정 2017-06-24
문어도 생각하고 성질 부릴줄 안다
문어의 영혼//사이 몽고메리 지음/ 최로미 옮김/ 글항아리/ 356쪽/ 1만6천원

문어에 대해 다룬 보기 드문 책이다. 저자는 그가 뉴잉글랜드 아쿠아리움에서 만난 ‘첫’ 문어 아테나에 대한 이야기로 책을 시작한다. 커스터드보다 폭신폭신한 머리, 검붉은 와인색 바다에 비친 밤하늘 같은 피부, 진주 같은 눈알에 자리한 검은색 동공.

한국 문화에서 문어는 특별하게 다뤄지는 생명체는 아니다. 저자가 살고 있는 미국을 포함한 서구 사회에서는 공포의 대상이자 외계 생물로도 그려질 수 있는, ‘다름’으로 표현하는 대표적인 생명체였다. 그런 이유로 쥘 베른의 ‘해저 2만리’,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문어는 괴물로 등장한다.

저자는 ‘괴물’이라는 문어에 대한 편견을 넘어 새로운 측면을 바라보려 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소설, 영화 등에 등장하는 문어가 아닌 진짜 문어를 직접 만나는 것이었다. 뉴잉글랜드 아쿠아리움으로 찾아가 2년여 동안 수족관을 드나들며 문어인 아테나, 옥타비아, 칼리, 카르마를 만났다. 그는 자신의 살갗을 직접 문어의 빨판과 접촉시켰고, 이 과정에서 문어가 사람과 교감할 줄 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점잖은 문어도 있지만 유독 짓궂은 문어도 있었다. 어떤 문어는 먹이를 주지 않을 때 심통을 부리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물벼락을 맞히며 장난을 칠 줄도 알았다. 저자는 “생각하고 느끼고 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문어들 덕분에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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