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가 낳은 가장 의미있는 ‘의식’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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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4   |  발행일 2017-06-24 제16면   |  수정 2017-06-24
20세기가 낳은 가장 의미있는 ‘의식’
의식의 기원//줄리언 제인스 지음/ 김득룡·박주용 옮김/ 연암서가/ 624쪽/ 3만원

헤라클레스는 의식에 대해 “아무리 길을 걸어도 경계를 발견할 수 없는 광대한 공간과 같다”고 했으며, 아우구스티누스는 “셀 수 없이 많은 창고로 놀랍게 치장되어 있고, 광활한 방들이 겹겹으로 들어차 있는 후미진 곳”이라고 언급했다.

의식이란 어떠한 것일까. 인간의 의식문제를 다룬 이 책은 의식에 대한 기존의 여러 견해를 부정한다. 즉 의식이 물질의 속성 또는 원형질의 속성이라거나, 경험·학습·추론·판단의 다른 이름이라는 견해는 물론 의식을 인과적 영향력이 없는 단순한 부수현상으로 보는 견해가 모두 기각된다. 그 대신 인간의 옛 정신체계는 양원적(兩院的·Bicameral)이었다는 주장과 함께, 의식은 인류 역사의 한 특정 기점이었던 정신의 양원적 구조의 소멸시기와 연계되어 있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편다. 저자는 심리학, 문학, 인류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끌어낸 논거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이러한 주장의 근거를 제시했다.

출간 이후 이 책은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근본적인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그 영향력은 프로이트에 비견되면서 20세기가 낳은 가장 의미 있는 학문적 성과로 꼽히기도 한다. 책은 의식문제를 다룬 ‘인간의 정신’, 양원성과 신을 주제로 하는 ‘역사의 증언’, 현대인의 정신현상을 다루는 ‘현대세계에서의 양원정신의 흔적’ 등 3부로 구성돼 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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