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토요진료’ 비판 논란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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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6 07:20  |  수정 2017-06-26 07:20  |  발행일 2017-06-26 제8면
“대형병원 토요진료 이윤이 목표”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 주장
지역 4개병원 실제론 적자운영

공공 의료기관 토요일 진료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은 가운데, 일부 보건복지단체들이 대형병원의 토요 진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대형병원이 토요 외래진료 확대를 마치 환자 편의성 및 의료공공성 제고를 위해 시행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속내는 병원 이윤 극대화와 환자 유치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들 단체의 주장과 달리 토요 진료를 하는 지역 대형병원(400병상 이상) 4곳 모두가 적자를 기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토요 진료 환자가 연평균 400명으로 평일 3천600여명과 비교하면 9분의 1 수준이다. 이를 위해 26개과 모든 교수가 월 1차례 이상 진료를 보고 있다. 게다가 행정·간호 등도 평일 수준의 인력이 투입되면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형 계명대 동산병원 부원장은 “대형병원이 적자를 감수한 채 실시하는 토요 진료를 비난하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며 “특히 국가로부터 재원을 지원받는 대형 공공의료기관들이 토요 진료를 하지 않는 것은 모순되고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전체 26개 진료과 가운데 혈액종양내과를 제외한 25개 과가 토요 진료에 참여 중이다. 토요 진료의 연평균 환자는 560명 수준이다. 1천명을 넘지 않는 한 적자인 것으로 병원측은 밝혔다. 박기혁 대가대병원 진료처장은 “토요 환자 대부분은 우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1·2차 의료기관에서 중증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이다. 만약 대형병원이 토요 진료를 하지 않으면 이들은 모두 대형병원 응급실로 가야 한다”며 “환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모든 대형병원은 의료 공공성을 위해서라도 토요 진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남대병원은 얼마 전까지 26개 모든 진료과가 토요 진료를 해왔으나, 환자 수가 350명을 넘지 못해 적자를 기록하자 최근 순환기내과·신경과·안과·외과 등 15개 진료과 및 센터로 줄였다.

대구파티마병원도 토요 환자 수가 평균 300명에 불과, 적자의 늪에 빠졌다. 이권영 대구파티마병원 경영실장은 “토요 진료를 고집하는 것은 위급한 환자를 위한 서비스다. 수익만을 생각한다면 없애는 게 맞다. 대형 공공의료기관의 토요일 진료는 이유를 불문하고 실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북대병원의 한 교수는 “경북대병원이 토요 진료를 하지 않는 것은 구성원의 업무 과중과 불 보듯 뻔한 적자 때문인 것으로 안다”며 “대형 공공의료기관은 토요 진료를 시행하고, 화상 등 수익성이 낮아 폐과하거나 개설하지 않은 진료과를 다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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