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환동해 경제권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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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6   |  발행일 2017-06-26 제31면   |  수정 2017-06-26

환동해 중심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포항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영일만항에 5만t급 크루즈선이 접안할 수 있는 국제여객부두 건설공사가 다음 달 드디어 착공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되면 3년 후인 2020년에는 부두가 완공돼 크루즈선이 다닐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중국, 러시아, 일본을 연결하는 환동해권 국제여객 항로가 마련돼 새로운 크루즈 기항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포항지역에서는 영일만항을 조속히 개발해 환동해 경제권에서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영일만항 개발 사업은 이런저런 이유로 정부의 우선 사업 순위에서 밀려 더디게만 진행됐다. 이러는 사이 강원도와 부산·울산시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러시아까지 주도권 쟁탈전에 뛰어들면서 환동해경제권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환동해 경제권은 동해를 끼고 있는 남북한과 일본 서해안, 중국 동북부, 극동 러시아를 하나로 묶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기술력과 자본, 극동러시아의 풍부한 지하자원, 중국 북동부와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할 경우 EU나 NAFTA에 필적하는 성장가능성을 가진 지역이다. 경제발전요소인 자본, 기술, 자원, 노동력을 모두 갖추고 있는 데다 유라시아대륙 철도와 북극항로의 시발점이라는 점에 동북아 물류허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은 2010년 간사이 광역연합을 결성한 후 이 경제권으로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 또한 동국3성을 중공업기지로 발전시켜 무역전진기지로 삼고 있으며, 러시아도 극동발전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영일만항 개발 사업이 시작된 1992년 무렵 포항지역에서는 포스텍을 중심으로 ‘환동해연구회’가 만들어지고 환동해 경제권과 관련된 연구와 발표가 잇따르면서 관심이 고조됐으나 2000년대에는 소강기를 맞았다. 그러다 최근들어 환동해와 이 지역의 국제물류를 주제로 한 국제심포지엄이 열리는 등 환동해 경제권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그동안 학자들의 연구와 발표에서는 포항이 환동해권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영일만항이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많았다. 25년째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당초 계획의 절반 정도밖에 이뤄지지 않은 영일만항 개발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경북도와 포항시, 지역 정치권이 더욱 힘을 모아야 할 것 같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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