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구시장 선거 특단 조치…權시장 잘 들으세요” 홍준표 발언 논란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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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9   |  발행일 2017-06-29 제5면   |  수정 2017-06-29
“남은 정치 인생은 대구에서…”
지역 정치권 “말 가려서해야”

자유한국당 7·3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인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28일 당 대표가 되면 내년 대구시장 선거와 관련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겠다고 언급해 주목된다.

이날 오후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7·3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홍 전 도지사는 “나머지 정치인생을 대구에서 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대구시장 선거 등 당분간은 어떤 선거에도 나설 생각이 없다고 했다.

홍 전 도지사는 “주사파(운동권) 정권이 목표를 보수궤멸로 삼았다고 한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만 뺏어가면 이 땅의 보수는 궤멸될 것으로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면서 “전당대회를 마치면 내년 지방선거 때 대한민국 보수의 궤멸을 막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빈석에 앉아 있던 권영진 대구시장을 향해 “권 시장 잘 들으세요”라고 했다. 당 대표가 되면 내년 대구시장 선거에 직접 관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홍 전 도지사는 또 나머지 정치 인생을 대구에서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22년 동안 국회의원 네번, 도지사 두번, 대통령후보까지 했다. 미련도 후회도 없다”면서 “이제 남은 인생을 대구에서 하고자 한다. 서울에서 정치했고, 태어난 경남에서 도지사를 했고, 마지막 인생은 대구에서 정치를 해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정치무대를 대구·경북으로 한 번 옮겨봤으면 한다”고 밝힌 홍 전 도지사는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뒤를 잇는 그런 TK(대구·경북)의 희망이 한 번 돼보자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대구시장 선거에 나설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

홍 전 도지사는 합동연설회 직후 ‘대구시장 선거와 관련한 특단의 대책이 무엇이냐’는 영남일보 기자의 질문에 “(당 대표가) 되고 나면 밝히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대구에서 마지막 정치인생을 해보겠다는 의미가 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조금있다 보자”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한편 홍 전 도지사의 이 같은 발언을 지켜보는 지역 정치권의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자유한국당 당 대표를 꿈꾸는 사람이 어떻게 대구에서 정치를 할 수 있느냐”며 “내년 대구시장 선거에 대한 특단의 조치 발언도 이해 당사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홍 전 도지사의 경우 대선 때부터 던지는 말이 평소 소신이나 생각이 아닌 선거를 위한 즉흥적인 발언이 적지 않은것 같다. 정치인의 발언, 특히 당 대표를 염두에 두고 있는 정치인이라면 말을 가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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