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대신 ‘기식(氣食)’…호흡으로 비만·만성질환 잡는다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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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11 08:24  |  수정 2017-07-11 08:24  |  발행일 2017-07-11 제21면
[최재영 원장의 한의학 레터] 금식에 대한 이해
배고픔 참는 다이어트는 몸만 상해
굶는순간 살 쉽게 찌는 체질로 변화
온몸 호흡…탁해진 몸 정화에 도움
‘기식’ 호흡법
음식 대신 ‘기식(氣食)’…호흡으로 비만·만성질환 잡는다

▶들이쉴 때
-12까지 헤아릴 정도로 길게 배 아래까지 깊숙하게

▶내쉴 때
-10까지 헤아릴 정도로 가슴 부분에서 짜서 내뱉듯이

여름이 오면 유행처럼 시작하는 것 중 하나가 다이어트다. 워터파크나 해수욕장에 가려면 수영복을 입어야 할 것이고, 이는 잠시 잊고 지내던 살에 대한 고민을 일으킨다.

겨울에는 춥다 보니 살 뺄 생각을 못 하다가 ‘그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하며 여름을 맞아 다시 타오르는 의욕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과도한 의욕으로 최대한 빨리 급하게 살을 빼려고 하며 이로 인해 단기간 굶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 하지만 굶는 즉시 살이 쉽게 찔 수밖에 없는 체질로 바뀌게 되는데 우리는 이를 ‘요요현상’이라 부른다. 무턱대고 금식을 하게 되면 오히려 살이 찔 뿐만 아니라 몸이 상하게 되기 때문에 이번에는 금식에 대한 바른 의미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금식은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식사를 하지 않는데 그럼 무엇을 먹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는 음식보다 더 중요한 공기를 계속 먹고 있다. 사실 먹는다는 표현보다는 호흡하고 있다는 것이 더 익숙하게 들릴 수 있다. 숨 쉬는 것과 먹는 것을 동일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의학의 개념에서는 호흡은 기를 먹는 행위가 된다. 이를 ‘기식(氣食)’이라 한다.

즉 사람은 음식과 함께 기식(氣食)을 하며 생명을 영위하고 있다. 음식으로 육체적인 부분을 유지하고 기식(氣食)으로 그 육체를 조절하는 기능적인 부분을 채운다.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기식(氣食)은 음식보다 우리 생명에 있어서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보면 음식은 먹지 않아도 20일 정도를 버틸 수 있다.

그러나 기식(氣食), 즉 호흡을 하지 않으면 대부분 2분이 지나면 죽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건강을 위해 먹고 마시는 것에는 신경을 쓰면서도, 숨 쉬고 있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되어 기식(氣食)에 대해선 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 그 기식(氣食)을 관리하는 방법이 금식의 진정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음식과 기식(氣食)을 동시에 하고 있으니 그 둘 중 음식을 일정 기간 끊으면 기식(氣食)이 각성되는 것이다.

아니, 숨을 잘 쉬고 있는데 그걸 왜 관리해야 되는지 의문을 가지는 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호흡이란 코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의 몸은 수많은 보이지 않는 구멍으로 이루어져 있다. 외부와 단절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내외가 소통하고 있다.

텔레비전 광고에서 ‘피부가 숨을 쉰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피부가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우린 호흡하고 피부가 조절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혈(穴)이란 그 구멍 중에서 크게 외부와 소통하고 있는 곳을 말하며 그러기에 하나하나가 급소가 된다. 모든 동물은 스스로를 회복시키기 위해 굶은 기간을 가지는데 어찌 보면 인간은 어느 순간에 그 본능적인 회복방법을 잊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한의학적으로 사람 역시 한 달에 한 번 정도 일정한 시간의 금식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다만 음식을 먹지 않고 그냥 배고픔을 억지로 참으면서 살을 빼기 위해 몸을 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 대신 기식(氣食)을 해야 한다.

음식에 의지하지 말고 딱 그 기간만 온몸으로 하는 호흡이 제대로 되도록 각성시킨다. 음식에 치우쳐 탁해진 몸을 호흡으로 다시금 정화시키는 것이다. 이때 하는 호흡법으로 예전부터 내려오는 방법이 있다. 태식호흡(胎式呼吸)이다. 어머니의 배 속에서 아기가 하는 호흡을 말한다. 코로 하는 호흡을 최대한 잔잔하게 해 온몸으로 숨을 쉬게 하는 것을 말한다. 입은 벌리지 않고 코로만 숨을 쉬며 숨의 세기는 코 앞에 깃털이 하나가 있다고 할 때 날아가지 않을 정도로 한다.

들이마실 때는 12까지 숫자를 헤아릴 정도로 길게 배 아래까지 깊숙하게 하고, 내쉴 때는 10까지 숫자를 헤아릴 정도로 가슴 부분에서 짜서 내뱉듯이 한다. 처음 해보면 뭔가 답답하며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으나 이 호흡은 자고 있을 때나 무의식 중에 우리가 하고 있는 호흡이다. 눕거나 앉은 상태로 잔잔하게 천천히 깊게 하다 보면 익숙해질 수 있다.

금식기간 일정하게 물을 마셔야 하며 보통 3일 정도 잡는데 그 이유는 둘째 날 저녁, 음식이 들어가지 않은 것에 대해 몸이 큰 반응을 해 가장 힘들기 때문이며 살도 많이 빠진다. 그러나 셋째 날 아침에 기운이 없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산책을 해보면 어느새 다시 기운이 나며 오히려 몸이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금식을 더 할 수 있으나 이는 몸에 무리를 가져올 수 있기에 3일 정도가 건강을 위해선 좋다.

다시 강조하지만 금식이란 굶는 것이 아니라 음식 대신 기식(氣食)을 하는 것이다. 그 의미를 찾아서 제대로 하면 비만뿐만이 아니라 여러 만성적인 질환으로부터 소중한 내 몸도 지킬 수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최재영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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