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영지봉사단, 홀몸어르신 집수리 봉사‘비지땀’

  • 글·사진= 박태칠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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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12   |  발행일 2017-07-12 제13면   |  수정 2017-07-12
주민센터와 협의 2가구 대상
2년여간 경산서 37가구 고쳐
영남대 영지봉사단, 홀몸어르신 집수리 봉사‘비지땀’
영지봉사단 학생들이 집수리를 위해 가재도구를 골목으로 들어내고 있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 탓에 아무것도 하기 싫을 정도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무리의 대학생들이 대구시 동구 신암동 허름한 뒷골목에서 가재도구들을 들어내고 있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흘러내릴 기온에도 불구하고 땡볕 아래 골목에는 여기저기 흩어져서 벽지에 풀칠을 하는 학생들로 부산했다.

뿐만 아니라 선풍기 하나 제대로 놓을 공간이 없는 좁은 방 안에는 어지럽게 흩어진 가재도구 사이로 장판을 교체하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비지땀을 흘리는 학생들에게 “왜 그렇게 비좁은 곳에서 일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가재도구를 들어내기가 힘들어 이리저리 밀쳐 가며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습기 찬 방바닥 아랫부분을 신문지로 물기를 닦아내고 방습지를 깐 후에 장판을 방 규모에 맞춰서 설치하는 과정은 마치 숙련된 장인(匠人)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학생들이 입고 있는 옷에는 희망브리지라고 적혀있었다. 이들은 영남대학교 집수리 봉사활동을 담당하는 영지봉사단(회장 전창훈·전기공학과 4학년) 학생들이다. 임원 8명과 90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이들의 첫 출발은 독서동아리였다. 그러다가 2014년 3월 전국재해구호협회로부터 희망브리지봉사단 인증을 받고 경산시청과 업무협약을 맺은 2014년 11월부터 경산시의 저소득 가정과 홀몸어르신 집수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2년여 동안 37가구에 대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경산에서의 봉사활동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학생들은 인근 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를 방문해 봉사활동 무대를 넓히기로 업무협의를 맺었다.

지난달 30일은 영지봉사단이 대구 동구에서 처음 집수리 봉사활동을 한 날이었다. 동구자원봉사센터가 신암1동 주민센터와의 협의를 통해 선정한 2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2가구 모두 기초생활수급자이며 홀몸어르신 가정으로 장기간의 누수현상 때문에 벽지와 장판교체가 불가피했다. 이날 봉사활동은 오후 7시가 넘어 끝났다. 학생들은 땀과 피곤으로 범벅이 됐지만 모두 해냈다는 자부심으로 얼굴만큼은 환하게 밝았다.

다음 날 신암1동 주민센터 이현숙 사회복지팀장은 집수리가 끝난 기초생활수급자들의 감사인사를 영지봉사단과 자원봉사센터에 전달했다. 학생들의 활동은 무더운 날씨에 허덕이던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시민들의 불쾌지수를 낮춰준 청량제였다.

글·사진= 박태칠 시민기자 palgongsan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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