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75%가 갱년기 증상…20∼25%는 치료관리 받아야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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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18 08:04  |  수정 2017-07-18 08:05  |  발행일 2017-07-18 제21면
[김한균 원장의 건강 챙기기] 갱년기
20170718

40~50대 여성의 경우 폐경기와 함께 찾아오는 무기력감과 원인 모를 우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갱년기는 흔히들 40대 전·후반에 찾아온다고 알고 있을 텐데 갱년기란 다시 ‘갱(更)’, 해 ‘년(年)’ 자를 쓴다. 이 말은 ‘해를 새롭게, 다시 산다’는 의미이다.


49세 전후 女
월경·임신·출산 끝나 신체 변화
男보다 갱년기 15년 정도 빨라
무기력·원인모를 우울감에 쇠약

64세 전후 男
성생리 끝나는 시기…정신적 방황
골다공증 등 신체적 어려움 호소
장기기능 부조화…각종 이상 신호

즉 여자아이가 월경을 시작하며 여성으로 변화하듯 월경이 끝나는 폐경기는 또 한 번의 정신적·육체적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이것이 갱년기이며 여성으로서의 역할, 즉 월경이나 임신, 출산 등의 기능을 모두 마치게 되는 시기를 갱년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갱년기를 자연스러운 노화의 한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갱년기가 찾아오는 시기는 개인 차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생리적인 나이가 있다. 우선 여성의 연령에 따른 생리적인 변화를 이해해야 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여성의 성생리를 7년을 한 주기로 보고 있다.

내경(內經)의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에 보면 여자는 7세가 되면 신장의 기운이 성대해 치아가 바뀌고, 머리카락도 길게 자란다. 14세가 되면 천계(天癸)가 이르러, 충맥(衝脈)이 왕성해지고 임맥(任脈)이 통하며, 월경을 하게 되므로 임신을 할 수 있게 되고, 21세가 되면 신장의 기운이 평균으로 고르게 되므로, 사랑니가 자라고 키도 가장 크게 자란다.

28세가 되면 근육과 뼈가 단단해지고, 머리카락이 가장 무성하게 자라고, 신체도 매우 성숙해진다. 그러다가 35세가 되면 양명맥이 쇠약해지므로 머리카락도 빠지기 시작하고 얼굴이 초췌해지기 시작하고, 42세가 되면 3개의 양경이 위에서부터 쇠하므로 얼굴이 모두 초췌해지고, 흰머리가 나기 시작하며, 49세가 되면 임맥이 허해지고 충맥이 쇠퇴해 천계가 고갈되고, 지도(地道)가 통하지 못하므로 이에 폐경이 되고 잉태할 수 없게 된다.

즉 14세에서 49세까지 35년간 월경을 하는 동안 여성으로서의 본성인 월경과 임신, 출산의 역할을 하게 되는 나이가 된다. 그래서 49세에 갱년기를 맞이하게 되지만 이미 35세부터는 여성의 성생리나 임신, 분만의 능력이 쇠퇴하게 되면서 갱년기를 준비하게 되는 나이가 되고 42세부터 서서히 증상이 발현되어 49세가 되면 본격적으로 증상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갱년기장애는 간신음허(肝腎陰虛-정혈부족), 간기울결(肝氣鬱結-정신긴장), 심비양허(心脾兩虛-후천적 장기부족)의 세가지 원인에 의해서 주로 나타나는데, 이 가운데 간신음허의 형태가 가장 많이 나타난다. 다시 말하면 선천적인 신정(腎精)과 후천적인 간혈(肝血)이 부족해지면 장기 기능의 부조화가 야기되고 여러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성들에게도 갱년기가 있는 것일까. 남자인 경우 성생리가 8년마다 변화하게 되므로 팔팔 64세가 되어야 성생리가 끝이 나게 된다. 즉 여성과 마찬가지로 64세가 되면 정신적·육체적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되어 남성으로서의 성생리를 마치게 되는데 이렇게 볼 때 여성과는 성생리의 주기가 15년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인간의 수명을 평균 85세 전후로 본다면 남성인 경우는 20여년 정도의 수명이 남아 있어 이미 노화가 많이 진행되어 있다. 그러나 여성인 경우는 폐경의 연령을 49세로 본다면 남성에 비해 폐경 이후의 삶이 35년 이상으로 아주 긴 시간이 남아있게 된다. 그래서 여성은 삶에 대한 갈등이나 자신의 역할에 대한 혼란을 훨씬 더 크게 느끼게 되고 육체적으로도 성기능의 쇠퇴가 일찍 찾아와 갱년기를 더 크게, 더 많이 느끼게 되는 것이다.

갱년기 여성의 건강이 노년의 윤택한 삶을 위해서 남성보다 훨씬 중요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물론 남성 역시 갱년기가 없는 것은 아니며 남성들은 64세를 전후로 골다공증과 같은 육체적인 변화나 정신적인 방황을 여성과 마찬가지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갱년기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을까.

앞서 이야기한 대로 갱년기란 신종질병이 아니라 노화의 한 과정이다. 대부분의 여성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증상을 느끼게 되고, 평소 월경이나 건강관리를 잘 한 여성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보통 여성의 75% 정도가 증상을 느끼고 있으며, 이 중 20~25% 정도는 치료를 필요로 할 정도의 심한 증상을 호소하며 일상생활에서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어한다.

노화라고는 하지만 특별히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가 있겠지만 우선 건강하다는 것은 한의학에서는 음양의 균형이 잘 맞다는 것을 말한다.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은 이 음양의 균형이 깨진 것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늙고 병들고 결국은 죽게 되는 자연현상이 있다. 특히 여성의 월경을 조절하는 기능은 인체의 오장육부의 기능과 관계를 갖고 있으며 충맥과 임맥이라는 두가지 경락에 의해서 조절이 되는데, 이러한 경락의 기능이 다해서 쇠퇴되기 때문인 것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청산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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