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운문댐 수몰민의 새 고향 ‘대천리의 날 행사’

  • 이외식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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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19   |  발행일 2017-07-19 제14면   |  수정 2017-07-19
이주단지 번영·화합 도모
청도 운문댐 수몰민의 새 고향 ‘대천리의 날 행사’
청도 운문복지관 마당에서 대천리 주민들이 사물놀이를 즐기며 화합을 다지고 있다.

"언젠가는 돌아오리라. 그리운 내 고향으로….” 고향을 물속에 두고 떠나온 수몰민의 애환과 망향의 그리움을 담은 마을 표석의 새김글이다.

“저쯤이 우리 마을이고, 그 위쪽이 학교였제. 면사무소는 뒤쪽이고.” 연신 손가락으로 이곳저곳을 가리키는 촌로들에게 그곳은 수몰민들의 영원한 안식처다.

청도군 운문댐 수몰민의 망향의 뜻을 기리고, 새로운 이주단지이자 제2의 고향인 대천리의 번영과 주민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제2회 대천리의 날’ 한마당 마을잔치가 최근 열렸다.

이승율 청도군수와 정상구 도의원을 비롯한 지역 기관·단체장과 주민 등 250여명이 참석해 대천리 마을 어귀에 건립된 마을 표석에 고유제를 지내는 것을 시작으로 행사가 거행됐다. 운문면 한마음농악단과 신명사물놀이팀이 흥을 돋우면서 식전 행사를 대신하자 마을복지회관 뜰 앞은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날 행사에는 전체 마을주민의 절반 이상이 참석해 잃어버린 고향의 아쉬움을 달랬다.

대천리는 1996년 완공된 운문댐 조성 당시 1992년에 이주한 수몰지구 7개 이(里) 가운데 하나다. 수몰민 대부분이 인근 도시로 거처를 옮겼지만 고향을 잊지 못한 230가구 450명(현재)이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서로 의지하며 이웃 간의 정을 가슴에 담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

탁영호 대천리 번영회장(66)은 “평균 연령이 70세 이상으로 구성된 마을이지만 근래 젊은 귀촌·귀향인들이 전입하면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며 “전통 미풍양속이 숨쉬고 있는 우리 마을은 이웃 간 불신이 없는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자랑했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제2회 대천리의 날 행사를 군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대천리를 넘어 운문면 전체가 더욱 단합되고 살기 좋은 고향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단법인 경북도 예술복덕방 기획팀은 이날 대천리를 방문해 운문댐 수몰로 인한 이주민들의 고향을 잃은 허탈감을 달래기 위해 지내는 표석제(標石祭)를 활용, 마을문화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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