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항 존치’시민여론, 통합공항 이전에 반영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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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0   |  발행일 2017-07-20 제31면   |  수정 2017-09-05

대구공항·K2의 통합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민항 존치를 원하는 시민이 많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대구YMCA 등 13개 시민단체가 여론조사기관 윈폴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구시민들은 민항·K2 통합이전보다 민항 존치·군공항 이전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간단치 않은 것은 대구통합공항 이전사업이 이미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이전사업의 전체적인 밑그림이 그려졌고 통합공항 예비후보지까지 결정된 상태다. 이달 말 꾸려질 이전부지선정위원회에선 연내 통합공항이 옮겨갈 곳을 확정한다. 여론이 통합공항 이전에 부정적이라 하더라도 이전 계획을 원점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대구시민들의 민항 존치 여론을 마냥 외면할 일은 아니다. 시민여론을 통합공항 이전사업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통합이전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65.7%가 ‘공항 이용 불편’이라고 응답했다. 이 같은 여론은 통합공항의 접근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재삼 일깨운다. 대구통합공항의 접근성이 떨어질 경우 김해공항과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접근성은 통합공항의 지리적 위치, 연결 도로·철도 및 대중교통망 등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통합공항 예비후보지로 결정된 군위 소보와 의성 비안·군위 우보는 접근성에서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게다가 대구와 통합공항을 연결할 도로·철도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5조3천억원의 국비 확보도 장담하기 어렵다. 통합공항 규모도 성공의 관건이다. 3천500m 활주로를 건설해 중장거리 노선 취항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민항의 경쟁력을 위해선 커퓨타임(야간운항 제한시간) 없는 24시간 개방도 중요하다.

통합신공항 건설은 대구의 경제지형을 바꿀 메가톤급 프로젝트다. 반드시 성공을 일궈내야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시민단체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대구공항 존치론이 사그라지지 않고 통합공항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여론을 뭉개면서까지 강행한 통합공항이 제 기능을 못하고 대구시민의 불편을 야기한다면 화살은 대구시로 향할 게 분명하다. 더욱이 통합공항 이전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전사업비를 K2 후적지 개발 비용으로 충당한다. 그러나 대구시민 70%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 대구시는 여론조사에서 노정된 시민 의중(意中)을 통합신공항 성공의 이정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조정래 jjcom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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