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서 박열 義士 일본인 부인 추모열기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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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1 07:31  |  수정 2017-07-21 07:31  |  발행일 2017-07-21 제7면
영화흥행…가네코 후미코 재조명
박열의사기념관, 추모 행사 마련
후미코役 맡은 배우 최희서 참석
문경서 박열 義士 일본인 부인 추모열기
박열 의사와 가네코 후미코가 옥중에서 찍은 사진. <박열 의사 기념관 제공>

[문경] 문경 출신 독립운동가 박열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박열’이 흥행하면서 그의 동지이자 부인인 가네코 후미코가 주목받고 있다.

1902년 문경에서 태어난 박열은 1919년 18세의 나이로 일본 도쿄로 건너가 사회주의자, 무정부주의자와 교류하면서 항일 사상단체를 이끌었다. 1923년에는 일왕 암살을 시도하다 가네코 후미코와 함께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가네코 후미코는 1922년 박열과 만나 동거를 시작했으며, 흑도회 등에 함께 가입하고 아나키즘 단체인 불령사를 조직해 박열과 행동을 같이했다. 어린 시절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난 그녀는 일본인이지만 식민지 한국의 처지에 공감하며 박열과 함께 일본제국주의와 천황제에 적극 저항했다.

1926년 대역사건 제1회 공판에서 박열은 조선예복, 가네코 후미코는 한복을 입고 재판을 받았으며 이들은 사형 판결을 받았다. 일본 내에 박열의 시신을 거둬줄 사람이 없어서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과 옥중에서 결혼했다. 두 사람은 얼마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됐으나 1926년 7월23일 가네코 후미코는 옥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녀의 유골은 박열의 형이 인수해 문경에 안장됐다.

가네코 후미코는 현재 박열의사기념관 옆에 잠들어 있다. 박열의사기념관(이사장 박인원)은 오는 23일 이곳에서 가네코 후미코의 91주기 추도식과 추모기념 워크숍을 연다. 영화 ‘박열’에서 가네코 후미코 역을 맡았던 배우 최희서가 이번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추도식에서는 가네코 후미코의 생애를 더듬어 보는 약력 소개와 추모사, 최희서의 추모 헌시 등이 이어진다. 또 ‘가네코 후미코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라는 주제의 워크숍도 진행된다.

박열의사기념관 박인원 이사장은 “반제국주의에 몸을 던진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정신을 다시금 기억하는 시간을 함께 가지길 바란다”며 “독립운동가 박열, 그리고 국가와 민족을 뛰어넘은 가네코 후미코의 정신을 널리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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