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디젤차 한국서도 리콜, 11만대 배출가스 조작 의심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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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1 07:48  |  수정 2017-07-21 07:48  |  발행일 2017-07-21 제13면
상반기 대구지역 판매 수입차 1위
조작장치 탑재 확인되면 과징금

독일 다임러 그룹이 유럽에서 판매한 메르세데스-벤츠 디젤 차량 300만대를 자발적으로 리콜하기로 한 데 이어 한국에서도 같은 조치를 하기로 했다. 다임러 그룹은 처음 리콜 발표 당시 한국을 비롯한 유럽 외 지역에 관한 조치 여부를 밝히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을 샀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0일 “고객 만족과 배출가스 저감을 위한 자발적인 움직임으로서 한국에서도 유럽에 이어 같은 서비스 조치가 진행될 것"이라며 “다만 세부 내용과 절차는 본사 및 관계 당국과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임러 그룹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유해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전 유럽에 걸쳐 유로 5·6 기준 디젤 차량의 엔진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정비해 준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임러 측은 유럽 리콜 계획을 발표하면서 “벤츠의 디젤 엔진에 대한 논란이 고객들에게 불확실성을 유발하고 있어 자발적 서비스 조치로 고객들을 안심시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배출가스 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고객 불안을 잠재우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차원의 대응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독일 검찰은 다임러가 OM642, OM651 등 두 종류 엔진을 탑재한 벤츠 차종에 배출가스 조작장치를 설치한 의혹과 관련해 수사 중이다.

다임러의 배출가스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도 조사에 착수했다. 환경부는 국내에 들어온 벤츠 차량 중 조작장치 장착 여부가 의심되는 차종(47개)과 국내 판매 대수(11만대)를 파악하고 국립환경과학원에 구체적인 조사 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추가적인 검증 결과 단순한 기술적 결함으로 드러나면 벤츠코리아는 통상적인 리콜 절차만 밟으면 된다. 그러나 조작장치 탑재 사실이 확인되면 법령 위반으로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배출가스 조작이 의심되는 벤츠 차량 11만349대가 이미 국내에 판매된 상황이다. 해당 엔진을 탑재한 차종은 총 47종으로, S클래스와 SUV 등 고가 디젤모델에 대부분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는 올 상반기 대구지역에서 판매된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올 들어 6월까지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한 대구 수입차 브랜드별 신규 등록대수를 보면, 벤츠가 44.4%(4천712대)로 가장 많다. 이어 BMW(17.1%), 렉서스·랜드로버(7.0%) 등의 순이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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