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의 여름밤은 ‘별천지’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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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2 07:01  |  수정 2017-07-22 07:01  |  발행일 2017-07-22 제1면

별은 인류에게 이상향이었다. 사색과 꿈, 상상의 세계로 이끌어 준 안내자였으며 신화와 전설의 모티브를 제공했다. 과학이 발달하기 전 선원들은 망망대해 한가운데에서도 별자리만으로 집으로 가는 길을 찾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별은 우리에게서 멀어져 갔다.


19세기 말 에디슨이 선물한 ‘전구’는 불야성의 시대를 열어주었다. 집, 사무실, 야외, 심지어 바다에서도 밤낮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시간만큼 활동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혜택 못지않게 인류에게서 많은 것을 앗아갔다. 조명이라는 인공불빛이 밤하늘을 차지하면서 우주라는 환상을 심어준 별자리는 그림책이나 사진에서만 볼 수 있게 됐다. 수면장애라는 생체리듬의 불균형을 초래했으며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환경공해를 야기시켰다.

국제밤하늘협회가 지정하는 ‘국제밤하늘생태공원’은 별보기 분야 천연기념물이다. 별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밤하늘을 가지고 있는 지역을 선정해 공원으로 지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양군 수비면 반딧불이생태공원 일대가 2015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국제밤하늘생태공원에 지정됐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 개발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적 특색이 역설적으로 밤하늘이라는 천연의 자연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 셈이다.

우리나라 전 국토의 89.4%가 밤하늘 별을 볼 수 없어 ‘빛공해에 가장 많이 노출된 국가’로 분류된 것을 감안하면 영양의 밤하늘은 정말 지켜야 할 밤하늘의 마지노선이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여름밤 쏟아져 내릴 듯 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별은 영양의 대표 명물”이라면서 “수하계곡과 왕피천생태경관보전지구 등 반딧불이생태공원의 밤하늘 명장면을 더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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