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경북공동모금회 공동기획 ‘아너, 나눔의 사회’ .2] 대구·경북 ‘아너소사이어티 1호’ 이상춘 현대강업 대표이사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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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2 07:18  |  수정 2017-07-22 07:18  |  발행일 2017-07-22 제2면
경북 첫 父子아너…“기부로 품격있는 경주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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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아너 소사이어티 1호 회원인 이상춘 현대강업 대표(오른쪽 넷째)가 경북지역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과 함께 대구 사랑의빵 나눔터에서 이웃에게 전할 빵 만들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나눔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웃과 함께 영원히 살아가는 것입니다.” 대구·경북 아너소사이어티 1호인 현대강업 이상춘 대표이사(50)는 나눔 실천이라는 것이 결국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인간은 누구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며 다들 서로 나누면서 살고 있다고 말하는 이 대표. 그는 어떻게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에 가입하게 됐을까.

◆부자(父子)가 아너 회원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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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춘 대표

이 대표는 2010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아너소사이어티(이하 아너) 회원으로 가입했다. 현재까지 2억원을 기부했다. 회원 가입 4년 만인 2013년까지 1억원을, 그리고 2013년부터 현재까지 1억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이 대표의 아너 회원 가입은 우연히 신문에 난 광고를 보면서 이뤄졌다. 그는 기부하면서 “젊은 사람이 기부 한 번 하고 어깨를 으쓱한다”는 주변의 오해를 경계했다. 그래서 신문 등 언론매체에서 얼마를 기부했다고 표기하는 것을 꺼렸다.

그는 ‘실향민’이다. 1975년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에 따라 덕동댐이 건설되면서 살던 고향을 잃게 된 것. 황성동으로 이사 온 이 대표의 부친 이충우씨(78)와 모친 심정자씨(74)는 당시 부모를 모시고 살았다. 더욱이 부친은 8남매의 장남으로 농사를 지어 대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어머니께서는 그런 상황에서도 항상 ‘콩 한 쪽도 나눠 먹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가정에서 유년을 보낸 덕에 나눔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 같습니다.”

이 대표는 2015년 1월 부친 이씨를 아너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부자(父子)의 아너 회원 가입은 경북에서 처음이며, 전국에선 여섯째다. 부친이 4남매 중 외아들인 이 대표 몫으로 논 1천650㎡를 주려 하자, 부친을 설득해 아너 회원으로 가입시킨 것이다. 부친 이씨는 “평생 평범한 농부로 살았으나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아들을 보니 나 또한 사회에 기여하고 싶었다”며 회원 가입을 권유한 아들을 고마워했다.

◆몸소 실천하는 봉사활동도 중요

경주는 전국 최고의 나눔 지역이다. 경주의 나눔문화 확산은 이 대표가 이끌고 있다. 경북지역 아너 회원 69명 가운데 17명이 경주에서 나왔다. 경주지역 회원은 이명수 스카이포렉스 대표, 황태욱 영양숯불갈비 대표, 손광락 손광락한의원장, 송혜섭 바른이치과원장, 박현우 제일병원 이사장, 서병조 금아그룹 대표 등이다. 이 대표는 2013년 9월부터 지난 6월까지 경북 아너클럽 회장을 맡았다.

이 대표는 “천년고도 경주가 기부와 봉사문화 확산으로 여유있고 따뜻함이 넘쳐나는 품격 있는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기부도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만 몸소 실천하는 봉사활동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부와 봉사의 바이러스가 넘쳐날 수 있도록 봉사단체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콩 한쪽도 나눠 먹어야 한다”
어려운 시절 모친 가르침 커
소외 청소년들 에버랜드 체험
장애인 가족 등 제주여행 지원
사회복지 프로그램 적극 활동
“지역봉사단체도 만들고 싶어”



그는 경주시 외동읍에 철강소재 기업 ‘현대강업’과 자동차 부품업체 ‘HDI’를 경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황남동에 한옥 스테이 소설재 ‘충(忠)’과 ‘정(正)’을 운영하고 있다. 한옥호텔이지만 관광객이 포근한 정을 느낄 수 있도록 이름을 한옥 스테이(Stay)로 지었다. 소설재 ‘충’과 ‘정’은 부모님의 이름을 한 자씩 따왔다. 두 곳의 소설재는 자체 요리사가 개발한 조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용객에게 경주에서 만들어진 빵을 선물로 주고 엽서도 제공한다. 이 대표는 지난해 ‘충’ 운영으로 얻은 수익금 가운데 1천만원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소외계층 지원 프로그램 참여

이 대표는 경주시가 소외계층을 위해 운영하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15년부터 매년 9·10월에 소외계층 가족 제주도 여행과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이 참가하는 에버랜드 체험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소외계층 가족 제주도 여행(2박3일)은 한부모 및 장애인 가족의 제주도 여행 지원 프로그램이다. 어려운 청소년을 위한 에버랜드 체험은 매년 10월 40여명을 선발해 진행하고 있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김혁준 대리는 “이 대표는 아너 대구·경북 1호로 사실상 경북 리더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처음 실천한 분이다. 경북의 기부왕으로 불릴 만하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경주 출신으로 경주고와 영남대를 졸업하고 동국대 사회과학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경주범죄자피해센터 이사장 등을 맡고 있으며 모범상공인 대한상의회장상, 중소기업 유공자 표창, 우수중소기업 표창, 성실납세자 표창,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상 등을 받았다.

글·사진= 경주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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