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는 빚더미인데 은행들은 '깜짝 실적'…성과급 잔치하나

  • 입력 2017-07-23 00:00  |  수정 2017-07-23
금리상승에 빚 짊어진 가계는 울상…은행들 예대마진 확대에 수익 폭발

 시중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경기호전과 시중금리 상승 속에 가계대출로 인한 이자수익 확대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이를 자축하는 성과급 잔치를 펼칠지 주목된다.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1천400조 원에 육박하는 빚을 짊어진 가계는 울상을 짓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은 예대마진 확대 로 시장도 깜짝 놀랄 정도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 우리은행, 하나금융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5조8천786억원으로 6조원에 육박한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1조8천891억원, KB금융은 1조8천6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각각 2001년과 2008년 지주사 설립 이후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은행과 하나금융도 각각 1조983억원과 1조310억원 등 1조원이 넘는 순익을 벌어들여 각각 2011년과 2015년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이들 금융지주·은행이 이같이 기록적인 실적을 낸 배경에는 시중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금리를 올려 예대마진이 개선된 덕이 크다.


 예대마진을 나타내는 은행의 핵심 수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국민은행이 2분기 1.72%로 전분기 대비 0.06%포인트, 신한은행이 1.56%로 0.03%포인트, 우리은행이 1.45%로 0.01%포인트 개선됐다.


 이같은 순이자마진 개선의 정도는 은행의 여신증가와 같이 움직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은행들은 올해 들어서도 주택담보대출과 자영업자대출 등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여신을 늘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대출 기준)는 지난 5월 현재 연 3.47%로 집계돼 기업대출 금리 연 3.45%보다 0.02%포인트(p) 높아졌다.


 가계대출금리가 기업대출 금리보다 높아진 것은 2010년 3월(가계 5.80%, 기업 5.74%) 이후 7년 2개월 만이다.


 1천400조 원에 육박하는 부채에 대한 이자를 내느라 가계는 등이 휘어지고 있지만, 은행들은 실적잔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동부증권 이병건 애널리스트는 "시중은행들이 자영업자 및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여신을 늘리면서 자산건전성 개선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으며, 은행들의 위험회피 경향은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작년까지 은행권의 실적을 끌어내린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대손비용이 줄어든 덕도 봤다.
 이같이 은행권이 역대 최대 실적 호황을 누리면서 '성과급 잔치'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와중에 금융당국은 새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연내 금융회사들의 단기성과중심의 고액성과급 지급에 제동을 걸겠다며 칼을 빼 들고 나서 효과가 주목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단기성과 중심의 보수체계가 고위 임원들이 위험을 과도하게 감수하게 함으로써 금융회사와 금융시스템의 불안을 야기한다고 보고 성과급 지급 이연과 향후 손실발생시 철회·환수하는 방안을 논의해 온 데 따른 조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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