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예능 ‘인사가 만사’…‘미우새’ ‘슈돌’ ‘동상이몽’ 등

  • 이새론 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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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4   |  발행일 2017-07-24 제23면   |  수정 2017-07-24
출연자 사생활 공개가 주 콘텐츠
캐스팅만 성공해도 흥행은 보장
노출 안된 신선한 인물찾기 주력
관찰예능 ‘인사가 만사’…‘미우새’ ‘슈돌’ ‘동상이몽’ 등
관찰예능 ‘인사가 만사’…‘미우새’ ‘슈돌’ ‘동상이몽’ 등

‘새 얼굴을 찾아라!’

드라마만 캐스팅이 흥행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 방송가 대세인 관찰 예능은 ‘인사가 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찰 예능의 경우 출연자들의 사생활이 낱낱이 공개되는 만큼 출연자가 누구냐에 따라 시청률의 편차가 상당히 크다. 출연자만 잘 캐스팅해도 흥행이 보장되기 때문에 그동안 노출이 덜 되면서도 재미있고 참신한 얼굴을 찾기 위한 예능 캐스팅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은 시청자들이 관찰 예능 출연자에게 식상함을 느끼는 기간을 3개월 안팎으로 보고 있다. 아무리 유명한 톱스타가 나와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해도 그 일상을 3개월 정도 보고 나면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 때문에 프로그램의 인기를 이어가려면 화제의 인물을 지속적으로 출연시키는 게 관건이다. 따라서 제작진의 섭외력은 흥행과 직결되는 문제다. 한 예능국 PD는 “어린 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특이한 사연을 지닌 출연자를 섭외하기 위해 각종 기사들을 참고하고 매니저들을 직접 만나는 등 저인망식으로 샅샅이 훑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일요일밤 예능 최강자로 자리매김한 SBS ‘미운 우리 새끼’다. 나이가 꽉 찬 미혼남들의 싱글 라이프를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은 끊임없이 화제의 출연자들을 배출하며 롱런 중이다. 반듯한 이미지와 달리 알고 보니 클럽 마니아였던 반전 매력의 박수홍이 초반에 바람몰이를 했고 나이 쉰에 ‘소주병 트리’를 만들고 실내에 횟집 수족관을 들여놓는 등 ‘기행’을 마다하지 않는 김건모의 특이한 일상으로 인기를 이어갔다. 일요일밤으로 편성 시간대를 옮긴 뒤에는 당대 톱스타였다가 69억원의 채무를 지고 궁상스럽지만 열심히 빚을 갚아나가는 이상민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며 시청률 20% 안팎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KBS 장수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끊임없이 화제성 있는 스타의 자녀들을 출연시키는 것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초기 시청률 1등 공신인 추성훈의 딸 사랑이에 이어 송일국네 세쌍둥이, 이동국네 오남매, 젝스키스 고지용의 아들이 출연해 연이어 관심을 모으면서 프로그램의 인기로 이어졌다. 그 결과 경쟁 프로그램인 MBC ‘복면가왕’을 제치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새 연예인 가족을 프로그램에 파일럿식으로 출연시켜 반응을 살피는 전방위 캐스팅 전략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유진-기태영 부부 편에 출연해 시청자 반응이 좋았던 샘 해밍턴네 아이를 고정으로 출연시키고 샘 해밍턴 편에 배우 박건형 부자를 출연시켜 차기 출연자 물망에 올리는 식이다.

KBS 관찰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 2’는 배우 백일섭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졸혼’ 선언을 공개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졸혼 선언 후 강아지를 키우며 싱글 라이프를 사는 백일섭의 삶이 주목을 받으며 시청률이 올랐고 최근에는 고등학생 딸을 둔 미혼부 탤런트 김승현이 사춘기 딸과 함께하는 일상이 공개되며 시청률이 급반등했다.

관찰 예능 프로그램의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신규 프로그램도 화제의 출연자들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부부 생활을 각자의 시각에서 들여다보는 SBS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의 경우 첫방송부터 추자현의 남편인 중국배우 우효광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대륙의 스케일로 프러포즈한 장면이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인터넷 쇼핑광인 우효광과 신혼 초 기세를 잡으려는 추자현의 중국 결혼 생활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한편 부부 관찰 예능의 붐을 지폈던 SBS ‘싱글와이프’는 파일럿 딱지를 떼고 다음 달 2일부터 정규 편성된다. 아내들의 일상 탈출을 다룬 이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 밤 11시10분에 방송되며 수요일밤 최강자인 ‘라디오스타’의 아성에 도전한다. ‘싱글와이프’는 배우 서현철의 아내인 정재은이 화제를 모으면서 프로그램 인기를 주도했다. 30년차 연극배우인 정재은은 똑 부러져 보이는 외모와 달리 기계치에 허당기 있는 면모를 보이며 ‘우럭’(우아한 럭비공) 여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기존의 연예인들과 달리 신선한 매력과 실수를 연발하면서도 매 순간 긍정적인 마인드로 호감도가 급상승했다.

그동안 방송에 노출 안 된 신선한 출연자를 찾기 위한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정치인들의 관찰 예능 나들이도 잦아지고 있다. 국회의원 기동민은 아들 대명씨와 tvN의 새 가족 예능 프로그램 ‘둥지탈출’에 출연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기동민 의원 외에도 박상원, 최민수, 박미선, 이종원, 김혜선 등 유명인사의 자녀들이 네팔로 떠나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담는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부인 김혜경씨와 ‘동상이몽 2’에서 부부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정치인들의 가족 예능 나들이는 대중에게 부담없고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려는 정치인들의 노력과 방송가의 ‘새 얼굴 찾기’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관찰 예능의 캐스팅 전쟁에 대해 KBS 예능국의 고위 관계자는 “관찰 예능의 경우 일반인을 출연시켰을 때보다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의 일상을 공개했을 때의 시청률이 월등히 높다”면서 “때문에 사연이 독하거나 자신의 모습을 다 보여줄 수 있는 출연자를 발굴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대중문화 평론가 김교석씨는 “특정한 의도를 갖고 출연자를 바라보다 보니 현실을 미화하거나 왜곡할 가능성도 있고 잘못된 정보나 개념을 전달해 꾸며진 현실을 진짜 현실처럼 보게 하는 부작용도 있다”고 했다.

이새론 객원기자 sharonlee1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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