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공항 내년이면 포화, 통합이전 서둘러야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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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6   |  발행일 2017-07-26 제31면   |  수정 2017-09-05

대구공항의 수용능력이 내년이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통합공항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구공항 이용객은 164만명으로, 연말까진 개항 이후 최대치인 33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엔 대구공항의 연간 수용능력 375만명을 훌쩍 넘을 게 확실하다.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빨리 수용능력 한계 상태에 직면하는 것이다. 국제선이 특히 심각하다. 올 상반기 대구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9%나 늘어 전국 공항 중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국제선의 경우 당장 연말이면 수용능력(118만명)을 초과할 전망이다.

대구공항의 활주로는 2천700m밖에 되지 않고 주기장은 7면에 불과하다.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이 6회라는 것도 대구공항의 확장성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인천공항의 경우 항공기가 몰리는 시간대의 슬롯은 70회가 넘는다. 중장거리 노선 취항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며, 단거리 국제노선을 늘리는 것도 주기장과 슬롯의 한계 때문에 여의찮다. 이게 대구공항의 현실이다.

하지만 대구공항의 여건상 활주로 길이를 확장하고 주기장을 대폭 늘릴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에 비해 김해공항은 대규모 확장공사를 통해 2026년이면 유럽·북미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이 가능한 신공항으로 거듭난다. 통합공항 이전을 서두르지 않으면 대구공항 이용객이 김해공항으로 이탈하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결국 대구공항의 포화 상태를 해소하고 김해공항과의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은 민항·K2 통합이전을 앞당기는 길뿐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민항을 대구에 존치하고 군공항만 경북으로 이전하자는 주장은 혼란을 부추길 소지가 있어 우려된다. 여론이 분분하면 통합공항 이전이 지연될 개연성이 커진다. 대구공항의 수용능력이 포화되고 통합공항 건설이 늦어지면 그 불편은 고스란히 대구·경북 항공 이용객들에게 돌아간다.

가뜩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에 따른 통합공항 이전 절차 지연으로 6개월 이상의 시간을 허비했다. 이제라도 통합공항 이전에 속도를 내야 한다. 계획대로 연말까지는 후보지를 반드시 확정해야 한다. 통합공항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연결 교통망 구축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도로·철도 건설 사업비 5조3천억원의 국비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대구시·경북도, 지역 정치권·경제계가 응집력을 보여야 할 때다.허석윤  hsy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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