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개척…글로벌 완성차 업체 납품길 열어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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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31 08:07  |  수정 2017-07-31 08:07  |  발행일 2017-07-31 제20면
■ 이래오토모티브 韓中 합작사 설립 재개
車 부품 공조사업 부문 분할
美 제너럴모터스 부품 공급
중국시장 개척…글로벌 완성차 업체 납품길 열어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주>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의 상하이항천기차기전과 공조사업 부문을 합작하기로 결정했다. <영남일보 DB>

델파이와 인연을 접고 독립한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주>(이하 이래오토모티브)가 중국 국영회사인 항천과학기술그룹(CASC)과 손잡고 새롭게 도약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성장을 위한 합작

이래오토모티브는 공조사업 부문을 분할해 지분 일부를 CASC 자회사인 상하이항천기차기전(HT-SAAE)에 매각하기로 했다. 신설 공조사업 법인은 이래그룹과 CASC의 합작사가 된다. 합작사는 한국과 중국에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공조 부품을 공급한다.

이래그룹과 미국 델파이의 합작사였던 이래오토모티브는 2015년 이래그룹이 델파이 지분 50%를 모두 사들이면서 지배구조가 일원화됐다. 홀로서기에 나선 이래오토모티브는 뛰어난 공조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에 생산 공장이 없고 영업력도 약했다. 더욱이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에 현지 공장을 보유한 공조 부품사와의 거래를 선호하면서 수주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HT-SAAE의 공조 전문 자회사인 에스닥(SDAAC)도 델파이 합작사로 출발했지만 2015년 이래오토모티브와 마찬가지로 델파이 지분을 모두 사들여 독립 경영에 나섰다. 에스닥의 경우는 생산 능력 확대에 방점을 찍고 기업 경영에 나서다보니 경쟁사와의 기술 경쟁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중국에 공장과 연구소가 없어 수주에 애로를 겪어왔던 이래오토모티브와 기술력 확보가 시급했던 HT-SAAE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 더욱이 양사는 과거 오랜 기간 델파이의 사업 파트너였기 때문에 기술과 시스템, 프로세스, 용어 등 공통점이 많았다. 합작의 최대 걸림돌인 갈등을 최소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셈이다.

이래그룹과 CASC는 이번 합작 사업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획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래그룹은 이번 지분 처분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과 기술 개발, 해외공장 건설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대화로 노사갈등 해결

이래오토모티브와 HT-SAAE의 자동차 공조부품사업에 대한 합작 절차 재개는 협상과 합의를 통해 노사 갈등을 해결한 사례로 손꼽힌다.

이래오토모티브는 지난 4월 공조사업 부문을 HT-SAAE에 분할 매각해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래오토모티브와 HT-SAAE이 합작회사의 지분을 절반씩 갖고, 공조 합작사를 세우겠다는 목표였다. 이에 따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상하이 증시에 공시까지 했다.

하지만 이래오토모티브 노조측은 지분 매각 및 이를 위한 분사가 종업원들의 고용 안정을 저해하고, 첨단 기술 유출 등의 우려가 심각하다며 분할 매각에 반대했다.

당시 이래오토모티브 분할매각 저지 대구지역 대책위는 “경영위기 극복이라는 이유로 일방적인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추진했던 쌍용자동차의 사례를 뒤따라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도 우려했다. 노조는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에 사업분할과 지분매각 중단 가처분 신청을 해 합작 절차는 잠정적으로 중단됐다. 재판부는 “노사합의서와 단체협약에 따라 분할매각은 노사 합의 사항"이라며 노사 양측이 충분한 대화를 통해 만의 하나라도 발생할 수 있는 우려들을 해소하고 합의하도록 주문했다.

재판부의 주문에 따라 노사는 대화에 적극 나섰다.

지난 5월 노조 대표단과 함께 중국을 방문해 항천기차기전 대표와 면담을 갖고 공조사업 합작에 대한 비전과 고용안정 등에 관해 설명했다. 노조가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 논의하며 신뢰를 쌓은 것.

이후 중국 측의 국내 공장 실사에 노조 측도 적극 협력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주당 최소 2회, 총 50여 차례의 협상을 진행한 결과 지난 26일 조합원 총회에서 공조사업 합작 추진이 결정됐다.

이래오토모티브 관계자는 “노사 간에 대화하면서 중국 국영기업과의 합작 필요성을 서로 절감하게 됐다”며 “앞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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