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 이효설
  • |
  • 입력 2017-08-07 07:54  |  수정 2017-12-20 14:02  |  발행일 2017-08-07 제17면
“스마트폰·TV는 끄고 가족이 함께 ‘읽는 문화’를 만들어라”
20170807
초등학생 때 독서 습관을 잘 길러두면 평생 책을 가까이하게 된다. 초등학생들이 동화책을 읽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어릴 때는 책을 좋아하던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책을 읽지 않는 모습을 보고 답답한 부모들이 많다. 어떻게 하면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게 할 수 있을까.

신문·짧은 글로 친해지게 하고
책 선택권은 아이에게 맡겨야
하루에 10분 정도로 짧게 시작
정착되면 시간 늘려가면 좋아


Q: 책 읽기는 왜 중요할까요

A: 책 읽기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책을 통해 아이들은 직접 체험할 수 없는 것을 알게 되고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과 삶의 방법이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또 책 속에 담긴 작가의 경험과 지식을 만나고 새로운 감정을 느끼면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가게 됩니다. 특히 초등학생 시절의 독서 경험은 평생의 독서습관을 좌우하는 마중물이 됩니다.

Q: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 왜 그럴까요

A: 책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다양한 미디어를 어렸을 때부터 접한 요즘 아이들은 이미 시각·청각적 자극에 익숙해 있습니다. 실제 방과 후 아이들의 모습을 살펴보면 여가 시간에 책보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을 훨씬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자극적인 영상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에게 책 읽기는 그저 지루하고 따분한 일이 됩니다.

요즘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읽을 수 있는 것’이 ‘읽기를 좋아하는 것’과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방법은 가르쳤지만 책을 읽고 싶어하도록 하지는 못한 것이지요. ‘무엇을 배우는 것보다 무엇을 사랑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처럼 읽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책을 읽고 싶어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Q: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A: 첫째는 하루 15분 정도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살펴보면 아이들에게 어릴 때는 책을 많이 읽어주다가 자랄수록 책을 읽어주는 횟수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랄수록 읽는 책의 수준이 높아지므로 부모와 함께 읽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됩니다. 부모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아이의 머릿속에 생각의 집을 건설하는 튼튼한 기초가 되는 것이지요. 또 부모와 자녀 간 정서적 유대감도 형성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고학년이라면 읽는 책이 부모와 겹치기도 합니다. 이때는 같이 책을 고르고 매일 한두 쪽 정도만 함께 읽는 것도 좋습니다.

둘째는 가정에서 ‘읽는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때 부모가 읽는 습관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부터 스마트폰, 컴퓨터, TV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꼭 책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잡지, 신문, 고지서, 안내문 등 무언가를 읽는 모습을 자녀에게 많이 보여주세요.

읽기 능력으로 세계 최고로 꼽히는 핀란드의 경우 대부분의 가정이 맞벌이를 하고 8세가 되어야 정규과정에서 글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이 아이들의 뛰어난 읽기능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그 답은 핀란드 가정의 책 읽는 문화입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가족이 둘러앉아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가족 모두 함께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처음에는 10분 정도로 짧게 시작하고 조금씩 시간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는 책을 좋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집 안 어디에서든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소파 위, 식탁 한 구석, 침대 곁 등 아이가 생활하는 어느 장소에서든 읽을거리가 있으면 좋습니다.

어떤 책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부모들은 소위 권장도서나 추천도서라 일컬어지는 책을 읽으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생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마다 좋아하는 분야나 성향이 다르므로 자신의 수준에 맞고 관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책을 스스로 선택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책 읽기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아이라면 신문에 실린 짧은 동화, 어린이 잡지, 안내문, 짧은 글 모음 등 정말 ‘아무거나’ 읽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책의 그림만 보고 책장을 넘겨도 됩니다. 읽을거리와 친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가정에 구비된 책이 한정적인 경우 학교나 지역의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와 함께 도서관에 가서 그곳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습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대구 동평초등 서정은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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