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10년 천하’ 막내리다

  • 입력 2017-08-07 00:00  |  수정 2017-08-07
■ 은퇴 대회 런던 세계육상선수권 100m 9초95로 3위
런던·리우올림픽서 3관왕
세계선수권서 금메달 11개
2008년부터 육상 왕좌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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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볼트가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결승이 끝난 뒤 트랙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의연했다. 승자 저스틴 개틀린(미국)에게 축하 인사를 했고, 런던 스타디움 트랙에 입을 맞췄다. 자메이카 국기를 흔드는 팬들에게 다가가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에게도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위닝 노트는 완성하지 못했다.

볼트는 6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95로 3위에 머물렀다. 9초92의 개틀린에게 정상를 내줬고, 10세 어린 신예 크리스천 콜먼(미국)에게도 밀렸다.

준결승에서부터 위험 신호가 감지됐다. 볼트는 준결승 3조에서 9초98로, 9초97의 콜먼에게 밀렸다. 볼트는 예선과 준결승에서는 속도를 조절한다. 하지만 1위에 대한 욕심은 낸다. 이번 준결승에서는 콜먼의 기세에 1위를 포기해야 했다. 결승에서는 마지막까지 전력 질주했지만, 전성기 시절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를 선보이지 못하고 3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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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12번째 금메달과 100m 3연패를 자신하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선수로 은퇴하고 싶다”고 출사표를 올린 볼트는 마지막 100m 결승에서 우승을 놓쳤다.

훈련 부족이 낳은 결과다. 볼트는 지난 4월 절친한 동료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은메달리스트 저메인 메이슨(영국)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장면을 목격했다. 볼트는 대회 전 “충격이 너무 커서 3주 동안 훈련을 하지 못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훈련 진행이 더딘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결국 볼트는 철저히 준비한 개틀린과 콜먼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10년 동안 볼트는 세계 스포츠계에서 가장 빛나는 스타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100m, 200m, 400m 계주를 석권하며 세계 최고 스프린터로 올라선 볼트는 런던 세계선수권 전까지 메이저대회 결승전에서는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베이징올림픽 400m 계주에서 자메이카 대표로 출전한 네스타 카터가 도핑 재검사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돼 볼트의 금메달도 한 개 박탈됐다.

그러나 볼트는 2012년 런던올림픽 3관왕, 2016년 리우올림픽 3관왕의 대업을 이루며 올림픽 금메달 8개를 손에 넣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무려 11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화로 남을 기록이다.

그가 보유한 남자 100m(9초58), 200m(19초19) 세계기록은 넘볼 수 없는 기록으로 꼽히기도 한다.

10년 동안 세계 육상은 볼트 천하였다. 런던 대회를 기점으로 볼트 천하는 끝났다. 하지만 볼트가 남긴 기록과 트랙 위에 새긴 명장면은 짙은 여운을 남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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