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재 산책-야명사] 밤에도 밝게 볼 수 있게 도와…항산화·항염증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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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08 07:57  |  수정 2017-08-08 07:57  |  발행일 2017-08-08 제21면
[박종현 원장의 약재 산책-야명사] 밤에도 밝게 볼 수 있게 도와…항산화·항염증 효과

야명사는 포유강 익수(翼手)목 애기박쥣과에 속한 박쥐의 똥(糞)이다. 현미경으로 보면 곤충의 머리 안구 날개 등이 섞인 것을 볼 수 있다. 냄새는 없고, 맛은 맵거나 쓰며 약성은 차다. 옛날 산골마을에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살았다. 남자들은 멀리 장사를 나가고 집에는 여자 둘뿐이었다. 그런데 시어머니의 구박이 심해 며느리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시어머니가 심한 눈병에 걸렸다. 눈이 충혈되고 막이 끼어 제대로 못 볼 지경이었다. 며칠간 버티던 시어머니는 눈이 멀까 걱정이 되었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며느리를 불러 약을 지어오게 했다.

며느리는 약방을 찾아가다가 문득 시어머니 눈이 멀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방 가던 길을 멈추고 박쥐 굴로 찾아들어가 박쥐 똥을 모아 집으로 돌아왔다. 시어머니에게는 좋은 약을 지어왔다고 속이고 박쥐 똥을 달여서 드렸다. 시어머니는 맛이 좀 이상하다며 한 사발을 들이마셨다. 그런데 그 약을 먹을수록 시어머니의 눈병이 점점 좋아지는 게 아닌가. 시어머니는 정성껏 약을 달여 주는 며느리를 칭찬했다. 눈병이 완치되자 며느리에게 그간 구박한 것이 본심이 아니었다고 했다. 며느리도 뉘우치며 서로 화목하게 살았다.

때마침 마을에는 눈병이 유행하여 약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며느리는 반신반의하면서 박쥐 똥 달인 것을 나누어 주었다. 그것을 받아먹은 환자들이 모두 완쾌되자, 며느리는 눈병 치료에 용하다고 소문이 났다. 훗날 박쥐 똥은 밤에도 밝게 볼 수 있다는 의미로 야명사(夜明砂)라 불렀다. 야명사는 안과 약으로 열을 내리고 시력을 좋게 한다. 밤눈이 어둡거나, 색상 구별이 힘들거나, 막이 눈을 가려 잘 보이지 않을 때 사용한다.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제생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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