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꿈’ 고교생들, 장인에게 배운다

  • 글·사진=조경희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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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09   |  발행일 2017-08-09 제13면   |  수정 2017-08-09
대중금속고 도제반 학생들
2년 동안 실습 후 자동 취업
‘장인의 꿈’ 고교생들, 장인에게 배운다
대중금속고 도제반 학생 30여명이 도예체험을 하고 있다.

“공부보다 기계 다루는 게 더 좋아요.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아버지 같은 부장님이 잘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드는 한편, 우리 아버지도 일터에서 이렇게 힘들게 일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대구시 북구 읍내동 대중금속고(교장 김창운) 도제반 학생들은 공부하는 방식이 좀 다르다. 직접 만져 보고, 깎아 보는 등 몸이 기억하는 공부를 한다. 수업은 명장이나 장인이 소수의 학생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2학년 자동화기계과 학생 중 희망자에 한해 면접을 거쳐 약 30명을 선발한다. 2년 동안 실습과 학습을 병행하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졸업과 동시에 경력(2년)을 인정받고 실습한 회사에 자동 취업하게 된다.

학생들은 4대 보험과 각종 복지혜택을 누리면서 정식 직원으로 현장에서 실습 중이다. <주>일선정밀(대구 달서구 세천동)에서 실습 중인 김명준군은 학교나 학원에 들어가는 비용 없이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인문계 고교에 다니는 또래 친구들이 밤낮없이 공부에 매달리는 것과 달리, 친구들과 영화를 보는 등 상대적으로 여유가 많다. 실습비를 모아서 취미생활도 하고 배낭여행을 꿈꾸기도 한다. 김군은 “밤낮없이 공부만 하는 일반고 학생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군은 일선정밀에서 물품 검사, 기계작동 보조 등 약 2개월에 걸쳐 75시간째 기술을 배우고 있다. 하루는 실습하던 중 실수로 연장을 망가뜨린 적이 있다. 김군은 “심적으로 많은 부담이 됐지만 아버지 같은 부장님이 잘 다독여줘 안심했다”며 “아직은 서툴지만 묵묵히 기술을 배워 훗날 어른이 됐을 때 명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김군은 졸업하면 이 회사에 취직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도제교육 부장인 김규인 교사는 국가지원으로 도제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산업현장에서 기술을 익히는 과정을 즐기게 하고 싶다”며 “‘도제야 놀자!’라는 프로그램으로 많은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도제반은 최근 도예체험을 비롯해 한발메타테크<주>에서 현장 체험학습을 하고 벡스코(BEXCO) 기계대전에 참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달에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항만공사, 국립해양박물관 견학을 진행하고 9월에는 팔공산 안전테마파크에서 안전체험도 할 예정이다.

김 교사는 “조금 이른 나이에 한 분야에 몰두해 10년 정도 기술을 익히면 유능한 기술자가 될 수 있다. 장비가 자동화하고 있어서 한 사람이 장비 7대를 다루기도 한다”며 “점차 기술자에 대한 대우가 좋아지고 있으니 기술을 제대로 익히고 건강을 지키기만 하면 원하는 만큼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조경희 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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