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뜨거워진 동해 바다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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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1   |  발행일 2017-08-11 제23면   |  수정 2017-08-11

유례없는 폭염으로 동해안 바닷물의 온도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동해안의 수온이 아열대 바다와 맞먹는 29℃까지 치솟고 있는 것이다. 포항 연안 수온은 지난 3일 25.8℃에 머물다 4일 26.7℃, 5일 27.9℃, 6일 28.4℃, 7일 28.7℃, 8일 28.4℃, 9일 27.9℃, 10일 26.6℃ 등의 분포를 보였다. 수심이 깊은 동해안 수온은 예년의 경우 이 시기에 20~22℃인 것을 감안하면 평년보다 6~7℃나 높은 고수온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고수온으로 포항 등 경북 동해안 양식장에서는 수십만 마리의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에도 동해안에서는 바닷물 고수온으로 양식 어류의 폐사 피해를 당해 어민들은 매년 이 같은 피해를 당하는 것이 아니냐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통상적으로 바닷물 온도 1℃ 상승은 육지 온도 10℃ 상승과 맞먹는 것이어서 해양생물들은 큰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기르는 넙치 등 대부분의 어류는 온대성이어서 수온이 급속히 상승하면 잘 적응하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지고 작은 충격에도 떼죽음을 당하기 십상이라고 한다. 1~2℃의 수온 차이로 분포하는 어종이 달라지는 해양생태계의 특성을 감안하면 앞으로 고수온 현상이 반복된다면 수산양식업에 미칠 파장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동해안 양식장은 수심이 비교적 얕고 가까운 연안에 밀집해 있는데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고 바닷물 순환도 잘 이뤄지지 않아 수온이 먼바다보다 훨씬 빨리 상승하기 때문에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립수산과학원측은 올해 동해안 고수온 원인을 3가지로 보고 있다. 강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발달과 바다 표층과 중층을 섞어주는 역할을 하는 태풍의 부재, 강한 해류(대마난류)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면서 향후에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대비책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주문하고 있다. 어민들은 양식어종의 변경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한다. 폐사 피해를 당한 강도다리·넙치 등 어종들은 적정 수온이 14~25℃밖에 되지 않아 고수온에 맞지 않는 어종이라는 것이다. 정부와 지방정부는 이상기후 현상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근본적인 대책을 진지하게 수립했으면 한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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