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마음에 로그인 하기] 아이의 분리불안은 왜 생길까요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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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4 08:17  |  수정 2017-08-14 08:17  |  발행일 2017-08-14 제18면

분리불안은 대개 생후 10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생기기 시작하며, 엄마와 떨어지게 되면서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을 말한다. 분리불안은 대개 만 3세가 지나면서 점차 사라진다. 그러나 일부 아이들은 만 5세가 지나도 엄마와 헤어지는 것을 불안해하고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 특히 4~7세 정도의 아이들이 유아교육기관에 가기 시작하면서 울음이나 떼쓰기로 엄마와 헤어지기 싫은 마음을 표현한다.

아이의 분리불안은 왜 생기는 것일까? 아이가 분리불안을 느낄 때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엄마의 양육이 질적으로, 양적으로 충분하게 제공되었는지이다.

엄마가 하루 종일 집에서 아이를 돌본다고 해도 분리불안은 생길 수 있다. 가령 엄마가 아이에게 “너, 그러면 엄마 그냥 갈 거야” 하는 이별을 의미하는 위협적인 발언을 자주 한다거나, 엄마의 감정 기복이 심해 일관되지 못한 양육태도를 보일 때 그런 증세를 보인다. 아이는 엄마가 언제 화를 낼지, 언제 기분이 좋아질지 예측할 수 없으므로 늘 엄마 곁을 맴돌면서 엄마의 표정이나 행동을 관찰하려고 한다. 이럴 경우, 반드시 엄마의 양육 행동에 변화가 필요하다. 반대로 엄마가 질적으로 훌륭한 양육을 제공하는데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맞벌이 가정이다. 이 경우는 가능하면 출퇴근 시간을 일정하게 하여 아이로 하여금 엄마와 떨어지는 시간과 만나는 시간의 규칙성을 깨닫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아이와 헤어지는 시간을 충분히 길게 갖는 것이 좋다. 아침에 급하다고 아이 몰래 나간다든지 혹은 아이를 적응시킨다고 빨리 떨어지게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떨어질 때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면서 엄마와 마주 보고 얘기하는 것이 좋다. 이 과정에서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떼를 쓰는 경우도 많지만, 자꾸 반복되다 보면 결국 아이도 적응해 나간다.

아이들은 부모와의 유대를 통해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낀다. 아이들의 불안감은 성장에 관여하는 자연의 법칙이 어긋나거나, 잘못되거나, 위협받을 때 시작된다.

요즘은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고 어릴 적부터 시작되는 공부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로 인해 아이들과 엄마가 따뜻한 체온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이가 크면서 자연스럽게 엄마 품을 떠나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해 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과정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아이와 엄마가 체온을 나누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성장하거나, 현실적인 문제로 인한 엄마와의 강제적인 분리는 아이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과 후유증을 안겨 주게 된다. 실제로 요즘 아이들 중에는 엄마가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을 느끼고, 엄마가 언제 돌아오는지 시시각각 확인하는 아이들이 많다. 최근에는 이러한 분리불안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데, 외동, 늦둥이로 태어나 과잉보호 속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많아진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아이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그냥 곁에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을 준다. 성장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엄마로부터 독립하되 ‘내 마음속에는 항상 엄마가 있고, 엄마 마음 속에는 항상 내가 있다’는 확신은 아이들에게 평생의 가장 큰 보물이다.

정수미<허그맘 심리상담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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