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재 산책 - 오적골] 오징어 뼛가루 바르자 상처 아물어…지혈작용·위산 자극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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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5 07:51  |  수정 2017-08-15 07:51  |  발행일 2017-08-15 제19면
[박종현 원장의 약재 산책 - 오적골] 오징어 뼛가루 바르자 상처 아물어…지혈작용·위산 자극 완화

오적골은 연체동물계 두족강 오적과에 속한 오징어의 골질(骨質)을 건조한 것이다.

한방에서 ‘해표초’라 부르기도 하는데, 약성은 따뜻하며 맛은 짜면서 껄끄럽다.

옛날 바닷가 마을에 ‘무현’이라는 어부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어느 날 무현이 어구를 챙기다 팔에 상처가 났다. 어머니는 곧바로 장롱에서 오징어 뼈를 꺼내 숟가락으로 긁어 가루를 냈다. 그 가루를 무현의 상처 난 부위에 발라주니 피가 멎었다. 그 전에도 상처 날 때마다 오징어 뼛가루를 발라주면 상처가 빨리 아물었다. 이것은 어머니만의 비방이 아니라 예로부터 내려오는 민간요법이었다.

무현이 상처를 치료하고 바닷가에서 쉬고 있는데 뜻밖의 광경이 벌어졌다. 하늘에는 까마귀가 날고 있었고 바다 위에는 큰 오징어가 죽은 듯이 떠있었다. 오징어를 발견한 까마귀는 쏜살같이 내려와 오징어를 낚아채려 했다.

오징어가 잡아먹힐 줄 알았는데 반전이 일어났다. 죽은 척하고 있던 오징어가 갑자기 긴 다리를 들어 올려 까마귀의 날개를 휘감았다. 까마귀는 날지도 못하고 오징어와 함께 물속으로 끌려 들어갔다. 오징어를 잡아먹으려다 오히려 오징어 밥이 된 것이다.

오징어가 까마귀를 잡아먹는 광경을 지켜본 아들은 오징어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때까지 오징어는 존재감은 물론 이름조차 제대로 없었다. 이때부터 까마귀를 도적질한다는 의미로 오적어(烏賊魚)라 불렀다. 적을 만나면 먹물을 뿜고 달아난다는 의미도 품고 있다. 훗날 오적어는 오증어 오직어 흑어 오징어 등으로 불렸다. 오적골은 지혈작용뿐 아니라, 제산제(制酸劑)가 되어 위산의 분비를 억제하고 자극을 완화시킨다. 코피 토혈 등 출혈 증상에 내복 또는 외용하며, 가루로 된 치약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제생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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