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칼럼] 유라시아 시대의 비전을 공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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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5   |  발행일 2017-08-15 제26면   |  수정 2017-08-15
북한 도발 긴장의 한반도
안보와 경협 차원 모두
러시아와 소통 더욱 중요
동방경제포럼 한·러 정상
실현 가능한 案 도출하길
[3040칼럼] 유라시아 시대의 비전을 공유하자
전명수 러시아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

지난달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100대 계획들이 공개된 가운데, 동북아 대외정책을 위한 주요 내용이 유독 눈에 띄었다. 국제협력을 주도하는 당당한 외교가 이번 정부가 펼칠 대외정책의 주요 핵심전략 중 하나라고 한다. 국익증진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실리 외교정책으로 기본 노선을 정한 듯 싶다. 균형외교를 바탕으로 철저한 국익을 지향하는 동북아 외교를 펼치겠다는 공언은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는 특히 동북아 협력외교와 책임공동체를 강조하며 이해 당사국 간의 협력 플랫폼 구축, 그리고 신북방정책 등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진행하며 과거보다 동북아를 좀 더 품고 챙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앞으로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상호 전략적 협력을 도모하는 당당한 협력외교를 통해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당당한 협력은 아마도 주변국의 상황에 치중하기보다 대한민국 자체의 국익관점에서 러시아와 양자외교를 중심으로 두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현재의 우리 상황에서는 가장 먼저 러시아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창구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의미있는 결과도 만들어 러시아와의 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북한의 장벽을 뛰어넘고 유라시아 대륙 진출이란 미래지향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실현전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두 나라 정상 간의 대화가 한층 활발해져야 하고, 두 나라 정상의 교차방문도 임기 중 단발성과 의례적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이슈를 갖고 되도록 자주 만나 소통해야 한다.

정상 간의 만남 외에 양국 정부관료 간의 만남도 관행을 벗어버리고 보다 유익하게 진행돼야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이슈를 지속적으로 생성할 것이고 또한 양국이 소통을 통해 이슈들을 풀어나간다면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는 여전히 극동 개발을 위해 우리와의 경협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나진하산 물류사업 재추진도 응당 필요하지만, 이는 현재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3각협력 사업과는 별도로 양자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또 러시아의 니즈도 반영해야만 서로가 원하는 실리외교 정책방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달 초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한·러 경협의 디테일이 좀 더 명확하게 공개되겠지만 분명한 것은 대기업 중심의 진부한 패러다임을 탈피하고 미래지향적이며 실현 가능한 경협 내용들이 제시되길 기대한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사고방식과 접근법이 필요하고, 치밀한 준비가 요구된다며 아우성이다. 한·러 경협 또한 마찬가지다. 관행이라 치부될 정도로 너무도 뻔한 양해각서 잔치보다는, 사업 규모는 작지만 실현가능한 사업들을 선정해 양국 간의 성공 사업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한층 진일보한 사업계획의 기대는 물론 신뢰라는 싹을 틔울 수 있을 것이다.

극동개발 협력, 북극 항로, 에너지, FTA 등 어젠다는 늘 풍성했지만, 지금까지 이렇다 할 만한 성공사례가 없었던 것은 참으로 아쉬웠다. 이번 러시아 극동에서의 정상 간 만남에서는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있고, 실현가능한 각론 중심으로 러시아와의 경협 물꼬를 터야 한다. 거시적인 경협 제안으로 임기 내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말끔하게 청산하고, 차곡차곡 다시 시작하기 바란다.

북한의 도발로 그 어느 때보다 휘청거리는 한반도 상황이지만, 불안과 두려움보다는 더 큰 미래가 대한민국을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신북방정책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유라시아 대륙 진출을 지금부터 대한민국 전체가 착실히 준비하는 계기도 되길 바란다. 문재인정부가 국민 의견을 외교정책에 반영해 동북아외교의 틀을 잡아나가는 신북방정책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전명수 러시아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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