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기업 稅감면-무이자 할부-보조금 확대땐 분양가 인하 효과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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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6 07:36  |  수정 2017-08-16 07:37  |  발행일 2017-08-16 제12면
구미국가산단 5단지 오늘부터 본격 분양
20170816
지난 4월에 촬영한 구미국가산업단지 5단지 전경. 수자원공사가 16일 분양공고를 냄에 따라 구미시 등은 본격적인 기업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구미시 제공>

구미에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할 구미국가산업단지 5단지(하이테크밸리)가 16일부터 본격적인 분양 작업에 들어간다. 5단지 조성공사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사실상 첫 번째 산업용지 분양이다. 지난해 10월 일본 도레이첨단소재(구미4공장)가 5단지 입주를 확정했지만 이는 외국인투자지역이라는 특수한 구역이다. 따라서 이번 분양의 성공 여부를 놓고 기업과 시민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비싼 분양가 논란 등 잡음도 끊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첫 산업용지 분양을 앞둔 구미 5단지의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 등을 짚어본다.

입주 희망기업에 원스톱 서비스
市, 탄소산업 전담부서까지 편성
입주업종 확대로 기업유치 숨통
필지 세분화 中企 투자도 가능해


◆추진 과정 및 파급 효과

구미5단지 조성은 남유진 구미시장이 2008년 3월 구미산단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하면서 추진됐고, 2009년 9월 최종 승인됐다. 5단지 조성사업은 산동·해평면 일원 933만7천㎡(283만평)에 총사업비 1조7천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현재 진행 중인 1단계 공사(375만4천㎡·114만평)의 공정률은 83%로 내년 봄 준공될 예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1단계(산동면) 공사 완료 후 2단계(해평면) 공사에 돌입한다.

구미시는 5단지를 신소재, 태양광, 웨어러블 디바이스, IT의료융합, 3D융합 등 최첨단·친환경 산업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특히 국책사업으로 2021년까지 714억원을 투입해 ‘융복합 탄소성형 부품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탄소성형부품 상용화 인증센터’가 2019년 건립되면 탄소섬유 원천기술 확보, 인증 및 시험생산 등 체계적인 기술 지원이 가능하게 된다. 시는 탄소섬유산업과 연관기업을 유치해 구미를 아시아 탄소섬유 핵심 생산거점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5단지에 구미의 미래를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미시 투자통상과 관계자는 “현재 구미시는 5단지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그동안의 부족했던 부분을 관계기관과 협의 후 보완해 국가경쟁력을 갖춘 산업단지로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까지 조성되는 5단지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30조6천억원, 고용유발효과 21만명, 인구유입효과 2만1천여명 등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해업종 제외 친환경 산업단지
인근 대규모 배후단지 이미 조성
금오공대 등 산학연 인프라 구축
삼성 등 대기업과 시너지도 기대


◆입주기업 지원 방안 추진

그동안 5단지 분양가를 인하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 왔다. 김천 등 인근 산업단지에 비해 비싼 분양가(산업용지 3.3㎡당 86만4천원)로 인해 기업들이 5단지 입주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지난해 2월 남유진 구미시장, 김익수 구미시의회 의장, 류한규 구미상공회의소 회장은 대전 수자원공사 본사를 찾아가 분양가 인하를 요청했다. 이후 지역 정치권과 상공계에서 ‘5단지 분양가 인하 10만명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분양가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분양가 인하의 키를 쥐고 있는 수자원공사는 여전히 분양가를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현재 5단지 산업용지 분양가는 조성원가에 불과하며 다른 산업단지와 비교해도 크게 비싸지 않은 수준”이라며 “기업 유치 홍보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분양가 인하 논란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에도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수자원공사 입장에서는 구미 5단지 분양가만 내려줄 경우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구미시, 정치권, 수자원공사는 대신 △법인세와 취·등록세 면제 및 감면 기간 연장 △분양대금 납부조건 완화(무이자 할부 포함) △기업 보조금 확대 등 입주기업에 분양가 인하 효과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유치 걸림돌 해결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는 5단지의 유치 업종을 대폭 늘리고 필지를 세분화했다. 당초 5단지는 유치업종이 7개(전자부품·컴퓨터·영상, 전기장비, 기계·장비, 의료·정밀·광학기기, 비금속 광물제품, 1차 금속, 자동차·트레일러)로 제한돼 기업 유치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번에 추가된 9개 업종은 섬유제품, 의복·모피제품, 가죽·가방·신발, 화학물질·화학제품,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 운송장비, 가구, 기타 제품 등 모두 탄소섬유 관련 제조업이다. 이에 따라 5단지의 탄소기업 유치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필지 세분화도 가능하게 됐다. 기존 5단지는 수만~수십만㎡의 블록 단위로 분할돼 소필지를 원하는 중소기업이 투자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달 수자원공사는 5단지 내 9블록(9만667㎡·2만7천400평)과 12블록(5만7천362㎡·1만7천350평) 필지를 최소 1천816㎡(550평)에서 최대 1만8천190㎡(5천500평)까지 세분화했다. 수자원공사 측은 입주 의향이 있는 기업체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한 후 나머지 필지도 세분화할 방침이다.

◆남은 과제 및 향후 전망

수자원공사는 이번에 23필지 총 14만8천여㎡(4만5천여평)의 산업용지를 분양한다. 이어 11월에도 33만3천여㎡(11만1천평)의 산업용지를 분양할 예정이다. 친환경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염색, 주물, 염안료, 피혁, 레미콘, 아스콘 등 공업용수 다소비 업종과 환경 유해업종은 유치 업종에서 제외했다.

최대 관건은 입주하는 기업체 수다. 앞서 구미시 등은 국내 기업 수십 곳이 5단지 투자 의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5단지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기업이 입주하느냐에 달렸기 때문에 이번 첫 산업용지 분양은 매우 중요하다. 수자원공사 구미단지건설단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기업체에서 입주 문의가 많았으며, 특히 탄소산업과 2차전지사업 관련 업체의 문의가 꾸준히 이어졌다”며 “5단지 인근에는 74만평 규모의 배후단지가 조성돼 있고 금오공대, 금오테크노밸리, 전자정보기술원 등 산·학·연 인프라 구축도 잘 돼 있어 기업하기 좋은 곳”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특히 입주기업의 물류 수송에 핵심 역할을 하는 5단지 진입교량(1천250m) 공사는 수년째 시작도 못하고 있다. 교량이 해평취수장과 철새도래지인 해평습지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환경부가 반대하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해 2월 △교량 직선화 △저소음 신축이음장치 설치 △수질보전대책 시스템 구축 △철새도래 시기 작업시간 단축 등 계획을 변경해 환경부 동의를 얻어냈다. 현재 기재부가 진행 중인 설계 적정성 검토용역이 마무리되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풍부한 광역 도로 교통망(경부·중부내륙·상주~영천 고속도로)에 비해 아쉬운 KTX 철도 접근성은 풀어야 할 숙제다.

◆기업 유치 위해 머리 맞대

구미지역 기업 유치 관련 기관은 성공적인 분양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구미시, 수자원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구미상공회의소, 구미중소기업협의회는 최근 ‘5단지 기업유치 TF’를 구성했다. 구미시는 탄소산업 전담부서까지 별도로 편성해 적극 대응하는 한편, 국비 확보 등을 통해 5단지 진·출입로 확장을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5단지 분양을 대행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경지역본부는 분양뿐만 아니라 입주 희망기업에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한다. 수자원공사는 기관별 협조를 통한 입주기업 지원 방안을 발굴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황창하 수자원공사 구미단지건설단장은 “구미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분양을 하게 돼 부담이 크다”며 “하지만 지금이 구미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유진 구시미장은 “5단지에 탄소섬유 연관기업을 포함해 중간재 기업이 대거 입주하면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가져다 줄 구미산단 5단지를 주목해 달라”고 밝혔다.

구미=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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