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영감의 원천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08-17 07:51  |  수정 2017-08-17 07:51  |  발행일 2017-08-17 제23면
[문화산책] 영감의 원천

입추와 말복이 지나면서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무더운 여름도 한풀 꺾인 모양이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에 어느새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느낌마저 든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섭리는 나이가 들수록 새록새록 피부에 느껴지고, 그 아름다움에 점차 매료된다.

평소에도 생각이 많은 편이지만, 칼럼을 쓰면서 매주 어떤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 보니 생각하는 힘이 더 길러진 듯하다. 길지 않은 글에서 나의 생각과 감정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일상에서 어떻게 좀 더 신선한 글감을 찾을 수 있을지 계속 궁리하다 보니, 이러한 영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찬찬히 되짚어보게 된다.

영감(靈感, inspiration)이라 함은 창조적인 일, 특히 예술적 창조를 가능하게 하는 기발한 착상이나 자극을 뜻한다. 이러한 생각은 다양한 감수성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일의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예술가, 작가를 비롯한 각양각색의 많은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발굴하여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영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개인적으로는 좋은 음악을 듣거나 실제로 연주를 하면서 또는 책, 그림, 영화, TV를 보거나 심지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에도 영감을 받는다. 너무 많아서 손꼽기가 어렵다. 소설가 김영하는 “고전은 진부하지 않은 것, 지금도 새로우며 그 때도 새로운 것”이라며 글을 쓸 때 고전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적이 많고 선호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소설 ‘개미’를 통해 명성을 얻은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나는 잠과 꿈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고 유지한다. 꿈은 내 모든 영감의 원천이다. 꿈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대부분 글에 쓴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산, 바다, 물, 바람, 꽃, 달, 별 등의 자연물은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작곡가에게 예술적 영감의 소재가 되어 왔다.

특히 베토벤은 자연을 사랑한 사람이었다. 작품을 위해 비엔나를 떠나 교외를 자주 찾았고, 귓병 때문에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한 그는 평상시 시골길 산책을 즐겼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교향곡 6번 ‘전원’은 자연에 대한 베토벤의 따뜻한 애정이 담겨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많은 것을 놓치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늘 스쳐가는 매 순간이 소중하다는 평범한 진리가 새삼스레 떠오른다. 그렇다. 영감이라는 것 역시 결국 개인적인 삶이나 순간순간 주변의 환경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일상이 주는 소소한 행복과 영감을 바탕으로 보다 새롭고 창의적인 하루하루를 만들어보자. 송효정 <피아니스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