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신고 7년만에 일반고로 ‘유턴’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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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8 07:19  |  수정 2017-08-18 07:19  |  발행일 2017-08-18 제2면
시교육청, 자사고 취소 허용
교육부 심의 통과되면 확정
“학급수 감축은 논의후 결정”

대구시교육청이 대구시 수성구 경신고의 자율형 사립고(이하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을 받아들였다. 향후 교육부 심의에서도 통과되면 경신고는 내년에 다시 일반고로 복귀한다. 2011년 자사고 운영을 시작한 이후 7년 만이다.

시교육청은 17일 내·외부 위원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에서 과반의 찬성으로 ‘경신고 자사고 지정 취소 안건’을 통과시켰다. 시교육청은 “경신고 재단과 학교 측이 자사고를 운영할 의지가 미흡한 데다, 신입생 감소 추세를 고려할 때 내년도 신입생 유치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일반고로 전환되면 어떤 식으로든 학급 감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학령인구 감소 가속화로 현재 한 학년당 10개인 학급 수를 일부 조정해 줄일 예정이라는 것. 오석환 시교육청 부교육감은 “학급 수 감축은 교육감 권한 사항인 만큼, 추후 논의를 통해 감축 규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수업료인 학교 회계 적립금 8억9천만원은 자사고 재학생의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교육환경 개선에 전액 투자하기로 했다. 자사고 의무법정전입금도 기준대로 전입하기로 했다.

자사고 지정 취소 안건에 대한 운영위의 동의가 이뤄진 만큼, 시교육청은 오는 28일 청문 절차를 거쳐 이달 중 교육부에 최종 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일단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3 수시모집 일정과 정부의 자사고 방침에 따라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당장 일반고로 복귀하면 자사고 재학생들에게 불이익이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김지훈 경신고 교장은 “자사고 지정취소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은 경신고가 앞으로 지역 사회에서 교육에 더욱 매진하라는 채찍질의 의미”로 해석하면서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자사고 재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에서 불이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경신고 자사고 지정은 2021년 2월까지다. 그러나 지난해 2017학년도 신입생 1차 420명 모집에 308명만 지원해 대량 미달 사태가 발생하는 등 자사고 유지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반고 전환을 추진했다. 경신고는 지난달 10일 전체 교직원에게 서한문을 보내 일반고로 전환할 뜻을 밝힌 뒤 학부모 총회를 열어 이를 알렸다. 이어 학교운영위원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난달 25일 시교육청에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서를 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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