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과 ‘기억’ 사이…대구 순종황제 어가길 논쟁

  • 서정혁,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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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9 07:11  |  수정 2017-08-19 07:11  |  발행일 2017-08-19 제1면
동상·남순행 길 놓고 갈등 확산
“공론화 거쳐 긍정적으로 풀어야”

대구 중구청이 국·시비 70억원을 들여 마무리한 ‘순종황제 어가길 조성사업’이 역사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역사왜곡 시비에 휘말린 ‘순종 동상’과 ‘남순행(南巡行) 어가길’이다.

지난 5월 건립된 순종 동상(높이 5.4m)은 일부 시민단체로부터 “무기력한 굴종의 왕을 왜 세웠느냐”고 비판을 받아왔다. 반면, 중구청은 “역사적 진실과 교훈을 되새기는 ‘다크 투어리즘’을 표방한다”고 맞서고 있다.

‘남순행 어가길’도 학계에서 논쟁 중이다. 남순행은 순종이 1909년 1월7~11일 대구·부산·마산을 순행한 것을 일컫는다. 이는 당시 조선 민중의 반일(反日) 감정을 잠재우려는 일본 제국주의의 정치적 이벤트라는 게 학계의 대체적 의견이다. 일각에선 순행이 오히려 조선 임금에 대한 충성심과 민족 일체감을 높이는 데 이바지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순종 어가길 조성과 관련해 지금 대구에선 ‘청산해야 할 역사를 마치 기억해야 할 역사로 왜곡했다’는 주장과 ‘아픈 역사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서로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교 교수는 “갈등과 논쟁이 일고 있는 것을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사회 갈등의 순기능을 통해 갈등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어갈 수 있다. 하지만 여론 수렴과 공론화 과정은 필수”라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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