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불호령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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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9   |  발행일 2017-08-19 제4면   |  수정 2017-08-19
“지방분권 관련 재정분권화 더 고민” 행안부에 주문
“제대로 답을 못할거면 브리핑 말라” 식약처장 질타
20170819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재정부담심의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불거진 살충제 계란 파문과 문재인정부의 역점 추진 사안인 지방분권과 관련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잇따라 불호령을 내리며 부처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기자 출신인 이 총리가 회의를 주재하면서 즉석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자주 던져 담당자들이 제대로 답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18일 열린 ‘2017년 제2차 지방재정부담심의위원회’에서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의 보고를 들은 후 “만족스럽지 못했다. 전례를 답습하지 말라”고 호통을 쳤다. 전남도지사 출신인 이 총리는 이어 지방재정과 관련해 △지방분권화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 △지방에 합당한 부담을 드리는 것이 어떤 선인가란 두 가지의 큰 요구가 있다고 상기시켰다.

이 총리는 “대통령께서 늘 말씀하시는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으로 가려면 전례답습의 방식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훨씬 더 담대한 발상의 전환이 있지 않고서는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은 요원할 것”이라며 행안부의 적극적 자세를 주문했다. 이 총리는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의 위원회 참석이 미뤄지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지방에서는 지방 재정부담을 야기하는 사안에 대해선 지방의 참여 아래 협의해달라는 요구가 끊임없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앞서 지난 17일 열린 국정현안 점검조정회의에서도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매섭게 질타했다. 이 총리는 회의에서 류 처장에게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해 꼬치꼬치 질문을 했고, 류 처장은 상당수 질문에 머뭇거리며 답하지 못했다. 이 총리는 “제대로 답변 못 할 거면 기자들에게 브리핑하지 말라”고 질책했다.

지난달 임명 당시부터 식·의약품 문제에 관한 전문성 부족으로 ‘코드 인사’란 비판을 받았던 류 처장은 지난 16일 국회 보건복지위 업무 보고에서도 살충제 검출 계란 조사 상황이나 간단한 현안조차 파악하지 못해 사퇴 논란에 직면했다. 류 처장은 식약처장 임명 전까지 부산에서 약국을 운영하며 2016년 총선과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부산시선대위원장과 특보단장을 역임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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